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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손홍규의 로그인] 환대
이름 관리자



내가 부러워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삼삼오오 모여 밥 먹는 거다. 그렇게 먹는 밥이 꿀맛이다. 혼자 밥을 먹으면 돌을 씹고 쇠구슬을 삼키는 것처럼 힘겹다. 그럴 때면 낯선 사람들 틈에라도 끼고 싶어진다. 자주 혼자 밥을 먹는 나는 그런 이유로 식당에 가더라도 되도록 붐비는 시간을 피한다. 점심 손님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중국집에서였다. 직접 가면 배달보다 저렴해 단골 삼은 식당이다. 어린 학생 두 명이 나처럼 후줄근한 차림으로 슬리퍼를 끌며 들어왔다. 내 일행도 아닌데 퍽 반가웠다. 그이들이 자장면 곱빼기를 주문할 때는 고향 동생처럼 여겨졌다. 곱빼기를 먹어야 든든하지. 뭘 좀 아는구나. 조금 뒤 한 사람이 손전화를 받더니 집에서 오란다며 불평을 했다. 그러자 다른 한 사람이 집에 가면 돈 주니까 좋지 않으냐고 했다. 둘은 이 문제로 한참을 승강이를 했다. 나도 그랬다. 도청 소재지의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어느 겨울이었다. 몇 주째 고향에 내려가지 못한 터라 더는 미룰 수 없어 갔던 날 눈이 오지게 내렸다. 버스마저 끊긴 눈길을 무릎까지 푹푹 빠져가며 기다시피 헤치고 고향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다. 언제나 노동에 지친 부모의 앓는 듯한 숨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나는 마루에 쌓인 눈을 쓸어내며 조심스레 올라 방문을 열고 부모님이 잠든 방으로 들어갔다. 잠결임이 분명한데도 아버지는 어둠 속에서 한참동안 주섬주섬 무언가 채비를 하더니 이내 다시 곯아 떨어졌다. 다음날 아침 나는 지난 밤 어둠 속에서 아버지가 무얼 했는지 알았다. 방문 틈새를 이불로 막았던 거다. 이런 옛일을 떠올린 나는 그 여학생에게 부디 고향집에 내려가라는 말을 하고 싶어졌다. 돈보다 소중한 걸 분명히 얻게 될 테니. 살면서 다시 만나기 어려운 환대를.

<201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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