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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손홍규의 로그인] 천국보다 아름다운 지옥
이름 관리자



글을 잘 쓰려면 다독, 다작, 다상량, 이 세 가지를 해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그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 가운데 다독을 말하자면 우선 고전읽기의 중요성을 빼놓을 수 없다. 한데 애석하게도 지금 우리에게 고전이란 한마디로 소문으로 아는 작품에 지나지 않는다. 돈키호테가 누구인지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나 완역본 돈키호테를 읽은 이는 드물 것이다. 마찬가지로 손오공과 세헤라자데는 알지만 완역본 서유기와 천일야화를 읽은 적은 없을 것이다. 소문으로 아는 고전은 나의 것이 아니다. 내가 직접 읽고 느끼고 상상하고 곱씹지 않으면 아무것도 읽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영영 왜 돈키호테가 위대한 작품인지 알 수가 없게 된다. 그런 이유로 나는 여태도 고전읽기를 그칠 수가 없는데 겨우 두 해 전에 읽었던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역시 내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어린 시절 이 소설을 각색한 만화영화를 시청했던지라 내용은 대충 알았지만 직접 읽은 소설은 무척이나 경이로웠다. 특히 나는 주인공 허클베리가 도망 노예인 짐을 고발하는 편지를 썼다가 찢으면서 다짐하듯 중얼거렸던 장면에서 감동을 받았다. 어른들에게 늘 도망 노예를 발견하면 고발해야 한다는 훈계를 들었고 그러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는 협박을 받았던 소년은 겁이 났다. 하지만 친구가 된 짐을 허클베리는 고발할 수가 없었다. 편지를 찢은 소년은 악동답게 말한다. ‘그럼 좋다. 나는 지옥에 가겠다.’ 나는 만약 정말 천국이라는 곳이 있으며 그곳에 저 더러운 교회지도자들이 먼저 웅크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 그런 천국보다는 차라리 허클베리가 뛰노는 지옥에 가고 싶다. 인간의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간성에 대적한 종교치고 오래 가는 종교는 없다.

<201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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