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 속에 비가 내리던 16일 정오 통일연대는 미대사관 앞에서 미국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통일연대는 국내 반북단체들을 앞세워 진행되는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가 “북한인권법을 발효한 미국의 직접적인 재정지원과 배후조종 아래 진행되는 것”이라며 미국을 “실질적 주동자”로 규정했다.
통일연대는 “이라크국민의 ‘인권보호’를 내세워 이라크 해방법을 제정한 것이 이라크침략의 토대가 되었듯 미국이 북의 ‘인권문제’를 들먹이는 것은 일련의 대북적대정책, 전쟁준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악의 축’, ‘인권유린국가’ 등으로 지목하며 지난해에는 ‘북한인권법’까지 제정했다. 통일연대는 “미국은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침략정책, 대북붕괴정책을 중단하고 북한인권법을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2월 16일 미대사관앞에서 통일연대 주최로 진행된 북한인권 난민문제
국제회의배후조종미국 규탄대회.
“피 묻은 더러운 입술로 감히 인권을 말하지 말라. 작년 전세계를 반인권의 절망에 빠뜨린 나라가 누구인가. 바로 미국이다.” 민족문학작가회의 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인 소설가 정도상씨는 미국의 북한인권법이 “북 인권을 내걸고 우리 민족의 숨통을 쥐고 있다는 점에서 제2의 을사늑약”이라고 말했다. 북한인권법에 대한 찬반 여부는 우리민족 살리기와 죽이기를 가르는 잣대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정부가 클린턴 정부 이전까지 자국민을 대상으로 플루토늄 주사를 놓고 세균을 몰래 퍼뜨리는 등 생체실험을 했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방송에서 봤다”면서 “자국민에게도 가차 없이 반인권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미국”을 규탄했다.
노래패 ‘우리나라’의 백자씨는 북한인권 국제회의를 ‘전쟁회의’로 규정했다. 그는 “미국은 아주 오래된 전쟁수법을 갖고 있는데 그 나라의 인권과 무기 등을 트집 잡아 전쟁을 벌이는 것”이라며 “전쟁회의를 당장 때려 쳐라”고 외쳤다. 권오창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상임대표는 국내 반북단체를 겨냥해 “미국 제국주의의 권력과 힘을 빌려 온갖 국제회의를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사진= 이정민 기자 aini26@naver.com
참석자들은 미국을 규탄하는 선언문을 채택한 뒤 ‘북한인권법’ 책자를 손에 든 부시 조형물을 향해 물풍선을 던졌다.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는 이날 국내외의 비난 속에 끝났다.
조은성 기자 missing@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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