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좌ㆍ우 뛰어넘어 만해문학 본받을때

[매일경제 2004-11-14 15:26]

사단법인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13, 14일 강 원도 인제군 만해마을에서 30주년 기념식 전야제 및 제13회 전국민족문학인대 회를 개최했다.
이번 민족문학인대회는 강원도에서는 처음인 데다 지난해 설립된 만해마을 문 학의집에서 열린 행사여서 남다른 의의를 지녔다.

염무웅 이사장(63ㆍ문학평론가)은 "창립 30주년 행사 전야제를 만해마을에서 개최한 것은 작가회의가 만해의 문학정신을 이 사회에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야제 행사에 모인 전국 작가회의 소속 문인 300여 명은 13일 역사 속 친일문 학을 되짚어 보는 심포지엄도 개최하고 민족문학이 나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각종 주제발표와 시낭송회, 공연 등을 펼쳤다.

염 이사장은 "예전처럼 우리 사회에서 민주-반민주의 대립각을 찾기는 쉽지 않 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나 사회계층간에 갈등과 반목의 골이 더 욱 깊어지는 등 사회가 분열하는 양상은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렵긴 하지만 현실을 언제나 올바로 인식할 줄 아는 작가 스스로의 노 력이 모든 글쓰기에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이사장은 특히 요즘 어려워지고 있는 출판계 현황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지금보다 사정이 훨씬 어려운 50~60년대에도 주옥 같은 문학작품은 많았 다"며 "작가들의 표현 공간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이유 로 작가가 글쓰는 일을 포기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야제에 참가한 이상국 만해마을 운영위원장(58ㆍ시인)은 "이념상 좌우 따질 것 없이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사랑하는 문학가가 바로 만해 한용운 선생"이 라며 "모든 어려움을 불굴의 의지로 이겨내는 지사정신이 바로 만해정신"이라 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작가회의가 만해와 같은 꿋꿋함을 지니고 이념적 편향성을 벗어 던질 때 진정한 민족문학을 향해 달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14일 '만해 한용운의 얼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진행된 백담사 산행에도 함께했다.

<인제 =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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