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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행진
김 창 규
눈물이 쉼 없이 흐르고
촛불이 강물처럼 흐른다
소나무 솔망울처럼 단단한
어린 소년 소녀들이 별빛으로 일어나
광화문 네거리에 촛불을 밝혔다
미군 철수 반미의 함성 소리
어두운 골목 모퉁이 가난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충청도 작은 도시에서 올라 온 아저씨와
어린 고사리 손에 들려진 촛불이 횃불이 되었다
아침 이슬처럼 살다간 두 여중생
맑은 두 눈에 눈물 고이면
우리는 미군 없는 나라에 살고 싶다
우리 잠자는 의식을 일깨운
촛불행진은 민족자주와 자존심 살리는
삼천리 방방곡곡 통곡소리
효순이 미선이
눈물바다에 춤추는 촛불이 되어
부활의 연꽃으로 다시 피어나고
어린아이는 환하게 촛불을 밝혀 들었다
김창규 1954년 충북 보은 출생. 1984년 '분단시대' 동인지로 등단. 1985년 '창작과비평'『16인 신작시집』을 통해 작품발표. 시집《푸른 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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