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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성 떠난 남북작가회의
남과 북의 문인이 분단 60년 만에 처음 한자리에 모인'6.15 민족작가대회'가 북에서의 5박6일 일정을 파했다. 1945년 '전국문학인대회'결렬과 89년 '남북작가대회' 무산을 딛고 이루어낸 행사다. 백두산에서, 묘향산에서 민족문학의 밤을 새운 남북 문인은 사상과 이념을 뛰어넘은 문학의 힘을 보여줬다. 남쪽 시인이 '못난 가시철망 조용히 걷어내어라'선창하니, 북쪽 소설가는 '사람이 마음을 모으면 하늘을 이긴다'고 화답했다. 정치적 선동이 아니라 정말 이렇게만 됐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6.15 민족작가대회'가 거둔 또 하나의 열매는 남과 북의 문인을 아우른 '6.15 민족문학인협회'구성에 합의한 일이다. 이 단체는 앞으로 '6.15 통일문학상'시상과 기관지 발간 등을 맡아 모국어를 통한 분단 극복에 힘을 더하겠다는 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 남과 북으로 쪼개져 보낸 긴 세월을 생각하면 중대한 결단이다.
분단시대를 통일시대로 이끌어 가려는 문학인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걱정이 고개를 드는 건 이렇듯 거침없는 행보 때문이다. 남북 문인 200여 명은 무릎을 맞대자마자 5개 항의 실천조항을 선언했다. 문학인끼리 통하는 이심전심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이 실천되기 위해 헤쳐 나가야 할 난관이 한둘이 아니다.
이번 대회 개최만 해도 몇 차례 연기된 뒤 극적으로 성사됐다. 앞으로 협회의 정관과 조직 구성, 문학상의 운영 및 재원 마련, 기관지 발간의 세부 조정 등에서 남과 북이 함께 넘어야 할 장애물이 줄을 섰다. 순수한 동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에 대해 항상 경계해야 한다.
2005.07.25 20:37 입력 / 2005.07.26 06: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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