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경제적 가치로 따지지 말라"…'세종도서'기준 문인들 한목소리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5.02.24 18:35:20 송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세종도서' 선정기준에 대해 문인들이 "문화와 예술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지 말라"며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도종환, 김태년 의원 주최로 열린 '문학의 공공성과 표현의 자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고명철 문학평론가는 문체부가 제시한 문학작품에 대한 세가지 선정기준 가운데 '순수문학'이나 '국가경쟁력 강화' 등의 '독소조항'이 들어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달 출판관련 실무자들이 '세종도서' 선정위원들을 위해 마련한 내부 지침이라며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순수문학 작품, 예술성과 수요자 관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수문학의 저변확대에 기여할 작품, 인문학 등 지식 정보화 시대에 부응하며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도서라는 세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고명철 평론가는 첫번째 조항에 대해선 좋은 문학이란 '문학적 진실'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문단 내에선 일찍부터 의견이 모아졌음에도 정부가 해묵은 이념논쟁을 끌어낸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국가 경쟁력 강화' 조항에 대해선 '창조경제' 개념을 염두에 두고 문학에 이같은 경제적 개념을 접목시킨 것 아니냐면서 문학의 쓰임새는 경제적 가치의 유무로 환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측 발제자로 나선 김일환 문체부 출판인쇄산업과장은 세가지 기준의 표현들이 문체부의 전체 입장이 아니며 실무진이 기준 검토단계에서 넣은 것으로 투박한 표현이지만 '국민의 세금'이 나가는 사업이기에 공공성과 공익성을 고려한 개념이 들어가야한다는 생각에서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이어 '문학'의 측면보다 '출판'이라는 실무적 측면에서 접근한 점, 문인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점을 자성했다. 또한 '국가경쟁력 강화'는 문학을 문화 사업적 측면에서 본 것이 사실이라며 문단의 지적을 받아들여 두번째 기준인 '우수문학의 저변확대 기여 작품'의 기준을 확대 강화하는 쪽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론자로 나서 문인들은 정부의 문화부문 담당자 선에서 넣은 지침일 뿐이었다는 것이 시장 만능주의가 담당자들 개인차원에서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로 배어있는 것을 의미하기에 더 우려스러우며 정부가 '베풂'의 관점으로 문화정책을 바라보는 것 아닌지 의구심을 제기했다. 또한 작가들은 경제 논리를 뛰어 넘어 가난을 천형처럼 받아들이면서 문학을 택한 사람들이라며 문학과 문인들에 대한 정부의 이해가 선행되야 한다고 밝혔다.
문체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1968년부터 출판 및 국민독서 진흥을 위해 세종(우수)도서 선정·보급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학술, 교양, 문학 등의 세 분야에서 152억원이 예산으로 책정돼 약 1500종의 책이 우수도서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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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링크 : http://news1.kr/articles/?2107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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