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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항구의 밤·모슬포의 밤… 4일 송악도서관
'모슬포 바람에는 삶이 있다'
[제주일보 2005년 4월 5일]
‘(...)날마다 퍼런 날을 세우는 모슬포의 바람이 한 겨울에도 피 마른자리 찾아 산자고를 피우더라 모슬포의 길들은 모두 굽어 있더라 그래야 시절마다 다르게 불어오는 바람을 껴안을 수 있다더라 그 길 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내 등도 서서히 굽어가더라’(시 ‘모슬포’ 중에서).
4일 바람의 고장, 모슬포에 한줄기 ‘신선한 문학바람’이 불었다. ‘21세기를 여는 젊은 작가들’(회장 고명철)이 송악도서관에서 ‘1회 항구의 밤, 모슬포의 밤-모슬포에 부는 바람은 날마다 날을 세운다’ 행사를 연 것.
행사는 대륙과 해양의 경계인 항구에 대한 문학적 상상력을 지역 주민과 교감하고 항구에 대한 새로운 문화적 인식에 접근한다는 취지 아래 ‘정군칠과 바람’에 초점을 맞췄다.
모슬포 토박이 정군칠 시인은 그의 ‘모슬포’를 낭송했고, 그의 ‘문학 속 모슬포’를 이야기했다. 정 시인은 “모슬포는 바람다운 바람이 항상 불어오는 곳이며 일제 식민지 시대와 4.3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라며 “이런 상처를 딛고 살며 현실을 수용하려는 나의 마음가짐과 정서는 시를 씀에 있어 객관적 인식보다 주관적 감정이입이 앞서도록 만드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곧 함정이면서도 피할 수 없는 명제”라고 소개했다.
이에 앞서 안현미 시인은 ‘모슬포의 역사와 유적에 대해’ 공연했고, 정 시인은 모슬포의 개관을 설명했다.
강요배 화백의 화첩영상을 배경으로 기형도의 ‘폭풍의 언덕’, 장철문의 ‘마른 풀잎의 노래’, 김선우의 ‘민둥산’, 신용목의 ‘갈대등본’, 심재휘의 ‘바람의 경치’ 등 바람을 제재로 한 시 5편을 낭송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또 바람과 4.3항쟁을 승화한 소설가 맥리의 시극이 펼쳐지는 가운데 바람을 다룬 현기영의 ‘마지막 테우리’ 일부와 한창훈의 ‘섬-나는 세상 끝을 산다’ 일부 등 산문 낭송시간도 가졌다.
순회시화전 ‘21세기를 노래하는 새로운 목소리들’과 노래패 공연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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