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남북작가회의 연기, 9월경 가능할 듯
[노컷뉴스 2004-08-31 09:40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남북의 작가 300여명이 함께 모이는 회의가 다시 열리게 됐다고 합니다. 이 회의가 추석 전에 열리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을 금강산 실무회의에 참가한《민족문학작가회의 김형수 사무총장》에게서 들어봅니다.

◎ 사회/김종욱 PD>남북작가회의가 어떤 회의인지 먼저 설명해 주시죠.

◑ 김형수 사무총장>원래는 8월 24일부터 5박 6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요. 우선 남측 작가 110명, 북에서 150명, 해외까지 합해서 우선 300명이 평양에서 대회를 하고, 해뜨는 시각에 맞춰서 백두산에 올라가서 ‘통일 문학의 새벽’ 행사를 하고 묘향산 근처에서 문학 기행을 하는 대회입니다.

◎ 사회/김종욱 PD>8월 24일에 왜 열리지 못했습니까?

◑ 김형수 사무총장>지난 7월부터 남과 북 사이의 관계가 경색되기 시작했죠. 김 주석 10주기 조문 불허에 이어서 470여 명의 탈북자들이 입국하게 되고 최근에 을지 포커스 훈련이 있으면서 북에서 ‘6.15 공동선언의 실천 의지가 남측에는 없지 않느냐, 그렇다면 모든 교류가 무의미 한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연기되었습니다.

◎ 사회/김종욱 PD>남북작가회의는 다시 열리기로 확정이 된 것인가요?

◑김형수 사무총장>다시 열리는 것은 확정이 돼 있습니다. 금강산 실무 회담에서 준비 과정을 점검했는데, 저희가 이 대회에 굉장히 크게 기여하신 분들의 기념 문집을 남북에서 각각 7권씩 내기로 했거든요.
저희는 이미 냈고, 북측에서도 페이지가 전부 나와 있어요. 그러니까 실질적인 작업은 이미 끝나 있는 겁니다. 문제는 지금의 국면을 돌파하는 것이 장애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 사회/김종욱 PD>날짜는 정해져 있습니까?
◑김형수 사무총장>아직 안 정해졌습니다. 북측에서는 교류가 재개되면 금년 안에는 하겠다고 하고, 우리는 추석 전에 이뤄져야 옳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만, 북측에서도 교류 재개 신호가 나오면 언제라도 할 수 있다고 해서 9월 중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사회/김종욱 PD>남과 북, 그리고 해외의 우리 문인들이 함께 만나는 것이 처음인가요?

◑김형수 사무총장>부분적으로 다른 모임에서 몇 사람을 보는 형식의 만남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측 작가들만 자유분방한 것이 아니라 북측도 굉장히 자유분방합니다.
그래서 만나면 술 마시고 유행가 많이 부르고, 이것이 작가들이 만났을 때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풍경인데 작가 회담이 아니고 대회라는 것은 그런 과정들을 5박 6일 동안 같이 나누면서 체제 너머에 있는 인간의 얼굴을 보는 의미에서 이것은 내면의 교류라고 생각합니다.

◎ 사회/김종욱 PD>프로그램이 정해져 있습니까?

◑ 김형수 사무총장>우리 문단이 서울 문단과 평양 문단으로 쪼개지면서 해외에도 평양과 친한 해외와 서울과 친한 해외로 쪼개져 있단 말이죠. 여기서 생겨난 문제점과 그것을 앞으로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그러면서도 어떻게 서로의 체제를 보장하면서 모국어를 같이 사용하는 사람들끼리 단일 문화권을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해 토의하는 행사가 있겠구요.
또 5박 6일 동안 같이 계속 이동하니까요. 백두산에서 1박하고 묘향산에서 1박하는 동안 식사하는 과정, 뒷풀이 과정을 통해서 각자가 좋아하는 작가들끼리 서로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사회/김종욱 PD>그간 남측에도 북한의 문학 작품들이 꽤 많이 소개됐는데요. 북한에는 남측의 작품들이 많이 소개된 상태인가요?

◑ 김형수 사무총장>남측에서는 북한 바로 알기 운동을 통해서 북측 체제를 옹호하는 글들이 많이 소개된 반면에 북측에는 남측 작품들 중에서 민주화 운동, 통일 운동 등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 더 많이 소개돼 있습니다. 사실 북측 작가들이 남쪽 문학을 더 많이 알고, 남측 작가들이 북쪽 문학을 잘 모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 사회/김종욱 PD>그런데 남과 북의 문인들이 이렇게 만나고 서로 작품을 교류하는 것에 대해 현행법상 문제는 없습니까?

◑김형수 사무총장>문제가 있죠. 국가 보안법이 남아있고, 북측 체제를 옹호하고 정당성을 이야기하는 작품들이 남측에 들어오는 데는 걸림돌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측 작품들도 북측에 갈 때 그렇게 걸리는 것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것들은 우선 보류해야죠. 그 외에도 교류해야 할 문학 작품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최근 ‘황진이’라는 소설이 만해 문학상을 받게 됐거든요. 이런 정도의 글들은 괜찮게 생각합니다. 당국에서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일들입니다.
▶진행:정범구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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