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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중심의 만해연구 불균형 심각”
[조선일보 2004-08-12 18:40]
서거60周忌 학술회의 “민족운동으로 확장을”
[조선일보 이선민 기자] “지나치게 문학 중심으로 이뤄져 온 만해(萬海) 연구의 폭을 민족운동과 불교로 넓히고, 대중화·교양화와 함께 보다 전문적인 연구로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
만해 한용운(韓龍雲) 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짚어보는 학술회의가 지난 10일 민족문학작가회의와 백담사 만해마을 공동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한용운 서거 6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된 이번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은 만해 연구가 심각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김재홍 경희대교수는 만해 문학 연구를 ▲형성기:일제 강점기와 1950~60년대 ▲전개기:1970년대 ▲분화기:1980년대 ▲확장기:1990년대 이후로 나누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문학 연구가 양만큼 질적 수준을 담보하고 있는가 하는 점은 생각해볼 문제”라며 “적지 않은 글이 앞사람의 논의를 보충 변용하거나 동어반복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식 부천대교수는 만해의 민족운동 중 연구 대상이 된 것은 3·1독립선언서의 ‘공약(公約) 삼장(三章)’뿐이며 3·1운동과 관련한 전반적 역할, 옥중에서 쓴 ‘조선독립의 감상’, 신간회 참여, 민족불교운동 등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만해의 불교에 대한 연구를 분석한 서준섭 강원대교수는 “그동안 ‘조선불교유신론’이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지만, 그보다는 ‘불교대전(佛敎大全)’ 이후의 저술, 특히 만해 불교사상의 핵심을 이루는 ‘십현담주해(十玄談註解)’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의했다.
한편 구모룡 한국해양대교수는 만해 사상을 동아시아적 맥락에서 해석할 것을 주장했다. 구 교수는 “만해의 불교 선택은 중국의 양계초(梁啓超)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며 “유교 지배 질서의 붕괴, 기독교와 서구 문명의 도전, 사회주의의 대두, 근대의 일본적 변용 등 당시 동아시아의 과제를 놓고 만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선민기자 smle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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