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상허 이태준 선생 문학혼 기립니다
[강원일보 2004-08-24 00:03]　

-고향 철원에 문학비 건립

　철원출신 상허(尙虛) 이태준(1904∼?)선생의 문학비 건립장소가 철원군·읍 대마리 마을회관 앞으로 결정됐다.

　철원출신 원로시인 민영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이태준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회'는 “대마리 주민들이 마을에 문인비를 세울것을 제안해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상허선생은 1925년부터 6·25전쟁 직후까지 30여년에 걸쳐 발표한 단편 60여편과 중·장편 18편 등 주옥같은 작품세계으로 한국근대문학의 완성자로 평가받고 있으나 월북작가라는 멍에로 고향에서는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

　탄생10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회 등이 문인비를 건립하고자 장소를 물색해 왔으나 일부 지역민들의 건립반대에 철원군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실정이었다.

　오는 10월16일 대마리 마을회관인 `두루미평화관' 앞에서 제막식을 갖는 문학비에는 앞면에 `상허 이태준 문학비'라고 새기고, 뒷면에는 상허선생의 단편소설 `고향'에서 발취한 문장을 새긴다.

　“내 고향은 철원도 아니요, 배기니도 아니요, 서울도 아니다. / 부산부두에 발을 올려 딛는 때부터 내 고향이다”

　민영시인은 “고향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1930년대 일본에서 귀국해 한반도 모두를 고향으로 삼은 민족애에서 비롯된 문장이다”라고 소개했다.

비문 뒷면에는 상허선생의 생애, 문학적 업적과 평가를 담은 문인비 건립 동기 문안도 새겨 넣는다.

　16일 제막식후에는 오후 4시부터 `상허 이태준문학제'를 개최한다. 상허선생 문학작품 낭송, 추모시 낭독, 노래공연 등과 함께 넛을 기리는 진혼굿을 올린다. 또 참석자 모두가 한탄강으로 이동해 일제시대와 6·25때 한(恨)을 품고 희생된 영혼을 위로하는 유등 뛰우기 행사를 갖는다.

　이날 행사에는 `이태준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회'에 참여하고 있는 고은 신경림 백낙청 신봉승 유재용 전상국씨를 비롯 신세훈한국문인협회이사장 염무웅민족문학작가회이사장 등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양대 단체 대표가 참여한다. 또 상허학회(회장:김현숙·이화여대 교수) 회원들과 지역문인 주민 등 300여명이 참여한다. <龍鎬先기자·yonghs@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