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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기준 비판받는 문학 우수나눔 도서
- 김여란 기자 peel@kyunghyang.com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보급하는 ‘우수 도서’(세종도서)사업의 ‘문학 분야 도서 선정 기준’에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순수문학’, ‘국가 경쟁력 강화 기여’같은 항목이 포함돼 물의를 빚고 있다.
문화예술계는 문학 작품을 정치 이념으로 판단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기준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문화부의 이 사업은 재미교포 신은미씨(54)의 저서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를 2013년 우수 문학도서로 선정했다가 최근 전격 취소, 회수에 들어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세종도서 사업은 우수 도서를 교양·학술·문학 3개 부문에서 골라 공공도서관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배포하는 것이다. 올해 예산 142억원이 투입된다.
그 중 문학분야 도서 선정은 지난 해까지 ‘문학나눔사업’으로 따로 진행되다가 올해부터 합쳐졌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며, 분야별로 심사위원 50명, 선정위원 13명을 구성해 1년에 2번 심사한다.
21일 확인된 문화부의 ‘2015년도 세종도서 선정사업 추진방향’을 보면 문학도서 선정 기준은 세 가지다.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순수문학 작품’, ‘예술성과 수요자 관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수문학의 저변 확대에 기여할 작품’, ‘인문학 등 지식 정보화 시대에 부응하며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도서’여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예술계는 이 가운데 ‘순수문학’ ‘국가경쟁력 강화’ 부분이 표현과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준이자 문학의 본질과 멀다고 지적한다.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인 이시영 시인은 “문화에 좌우는 없다. 과대망상증에 걸린 자들의 우려일 뿐”이라며 “문학이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도 수준 낮은 잣대”라고 비판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이념이나 사상을 다루지 않은 문학이 과연 존재하기나 하나”라고 물은뒤 “순수와 참여로 대립을 시켜 좌파문학이라고 종북몰이를 할 셈인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사회를 이데올로기 싸움이나 하던 1960년대도 되돌리자는 것인가”라고 블로그에 썼다.
문화부는 문학분야 도서 선정의 취지와 효과로 ‘국민의 문화 향수권 신장’, ‘창작 여건 개선’, ‘문화의 근간인 문학 분야의 지속적 발전 견인’등을 내세우고 있다. 세종도서 사업은 정부의 출판산업 진흥정책 가운데 예산 규모가 가장 커 출판계의 관심이 높지만 잡음도 이어져왔다. 신은미씨의 사례를 보더라도 우수도서 선정 당시 심사위원들은 신씨를 두고 “우리나라 보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대구 출신의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반공이념과 신념으로 똘똘 뭉쳐져 있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가 최근 종북 논란이 벌어지자 선정취소와 전국적으로 도서 회수에 들어갔다.
지난 해에는 타당한 이유도 없이 수필이 상대적으로 많이 선정되면서 문학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시·소설 분야가 각각 125종, 93종 선정된데 비해 수필은 119종으로 소설보다도 많았다. 문화부 관계자는 “문학도서 선정기준은 2013년부터 지속돼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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