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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작가 만남은 형제의 만남”…남측 대표 고은씨 출발 성명
[국민일보 2005-07-19 18:14]
“오늘 우리 남녘의 시인,소설가,평론가들은 부푼 기대와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북녘 땅을 향해 떠나려 합니다. 그곳에는 지금 마찬가지로 설레는 눈을 빛내며 우리를 맞이할 한 핏줄,한 민족의 형제 작가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20일부터 25일까지 평양과 백두산,묘향산 등지를 순회하며 열리는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 남측 참가단장인 시인 고은(72)씨는 19일 출발에 앞서 성명을 내고 60년만에 처음으로 성사된 남북 문학인들의 만남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1945년 12월13일,한설야 이기영 김사량 등 북측 문학인이 서울에 내려와 남측 문인과 함께 전국문학자대회를 갖고 ‘조선문학가동맹’을 만들기로 한 것이 마지막이었으니 이번 대회는 여백으로 남아 있던 60년의 역사를 복원하는 의미를 지닌다.
“이 만남은 분단문학의 역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전쟁과 폭력에 신음하는 전 세계 민중들에게도 한줄기 빛과 같은 소식이 될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문학의 힘이 현실세계의 질곡을 타개하는 기적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세계사의 물줄기가 바뀌는 것과 같은 큰 일이 우리의 이 만남으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는 상상을 우리는 감히 해봅니다.”
98명으로 구성된 남측 참가단은 20일 오전 10시 고려항공편으로 서해상을 통과해 평양에 도착,고려호텔에 여장을 푼 뒤 이날 오후 3시,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리는 본대회를 시작으로 엿새간의 일정에 들어간다.
21일에는이광수 등 월북 문인들이 묻혀 있는 평양시 용궁리 재북인사 묘를 참관하고 쑥섬혁명사적지를 둘러본 뒤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에서 열리는 축하공연을 관람한다. 22일에는 항공기 두 대로 최북단 삼지연 공항을 경유해 백두산으로 이동한 뒤 23일 새벽 4시,천지에 올라 ‘백두산 통일문학의 해돋이’ 행사를 갖고 다시 평양을 경유해 묘향산에서 ‘민족문학의 밤’ 행사를 갖는다. 24일에는 북한 최고의 풍치를 자랑하는 묘향산 보현사 관람에 이어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리는 폐막 연회를 끝으로 공식 행사를 마친 뒤 25일 돌아올 예정이다.
정철훈 전문기자 c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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