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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한 줌
배창환
뜨락 섬돌에 삐져나온 제비꽃 한 포기엔 제비꽃 햇살 한 줌
아이 없는 동네 배꼽마당 민들레 한 포기엔 민들레 햇살 한 줌
무너진 돌담 기어오르는 개나리 한 줄기엔 개나리 햇살 한 줌
비탈진 산모롱이 아슬아슬 떠오른 진달래 한 무더기엔 진달래 햇살 한 줌
모두모두 평등하게 햇살 한 줌
성주장 파장 너머 비어가는 술막으로 슬슬 들어와 엉덩이 꼬고 앉은
저것도 어쩌면 싱그러운 싱그러운 탁배기 햇살 한 줌
배창환 1955년 경북 성주 생. 경북대 국어교육과 졸업. 1981년 『세계의문학』에 「1980년 어느 날」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 시집 『잠든 그대』, 『다시 사랑하는 제자에게』, 『백두산 놀러가자』 등. 현재 경북 김천여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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