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2645 제목 [시] 제76회/곽재구 - 어린 이라크 소녀에게 이름 관리자 제76회  어린 이라크 소녀에게   곽재구(시인)      아침 창가에 앉아 조간신문에 실린 너의 사진을 본다 소녀야, 두 발이 잘린 채 피투성이가 되어 아빠의 팔에 안겨 있는 어린 이라크 소녀야 여늬 아침이면 잠자리에서 막 일어난 너는 샬롬, 하고 인사하며 가족들의 뺨에 차례로 볼을 부볐겠지 장미빛 한없이 사랑스러웠던 너의 얼굴은 온통 화약 연기에 그을리고 세상의 신비한 풍경들을 하나씩 익혀나가던 너의 총명한 두 눈은 숯덩이처럼 굳게 잠겨 아무런 희망의 빛도 되쏘일 수 없구나 그래, 전쟁광들에겐 전세계 시민들의 꿈과 사랑보다 몇 방울의 석유가 더 소중하겠지 자본의 꿈이 자신들의 핏줄기 형제의 꿈보다 더 싱싱하겠지 한 사람의 미친 독재자를 제거한다는 구실로 무수한 자국의 청춘들과 또다른 무수한 청춘들의 영혼을 전쟁의 불구덩이로 몰아넣음이 얼마나 미친 짓임을 그들은 한 순간도 아파해보지 않았겠지 그것은 우리 시대의 치욕 하나뿐인 지구를 능멸하는 광기 어린 이라크 소녀야 스커드 미사일의 파편에 실려 꿈도 없는 길을 두 발 없이 살아 남아 어디로 걸어가야할지 끝내 알 수 없는 소녀야 지금 우리는 오직 부끄럽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피빛 너의 두 무릎 앞에 노오란 산수유꽃 한 가지를 바치나니 오, 전쟁은 NO! 저 추악한 자본의 광기도 NO! 처음 올린 날: 2003년 4월 26일(토)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시   제76회/곽재구 - 어린 이라크 소녀에게 관리자 2003.05.12. 2646 75 시   제75회/김정환 - 섬광과 참혹 관리자 2003.04.26. 2451 74 시   제74회/ 민 영-최후통첩의 날에 관리자 2003.04.15. 2440 73 시   제73회/ 이재무-반대한다 관리자 2003.03.27. 2564 72 시   제72회/ 김형수 - 명천선생 불망비 관리자 2003.03.27. 2843 71 시   제71회/ 김은경 - 2003 겨울, 배달호 氏 분향소 관리자 2003.02.17. 2624 70 시   제70회/ 김철순 - 그리운 시냇가 관리자 2003.02.17. 2635 69 시   제69회/신현수 - 새해를 거부한다 관리자 2003.02.09. 2616 68 시   제68회/홍일선 - 매향리 관리자 2003.01.28. 2633 67 시   제67회/송경동 - 아스팔트 관리자 2003.01.28. 2656 66 시   제66회/정우영 - 저 미군 장갑차들 관리자 2003.01.20. 2686 65 시   제65회/안찬수 - 촛불 관리자 2003.01.14. 2645 64 시   제64회/ 이산하 - 두 소녀의 죽음 관리자 2003.01.07. 2860 63 시   제63회/박남준 - 흰접시꽃 두 송이, 미선이와 효순이에게 관리자 2002.12.28. 2676 62 시   제62회/손 세실리아 - 베옷을 입다 관리자 2002.12.21. 2626 61 시   제61회/조재도 - 팽개쳐져 나뒹구는 실뿌리를 보았다 관리자 2002.12.15. 2577 60 시   제60회/김태수 - 휴틴의 시, 겨울편지를 읽는다 관리자 2002.12.09. 2793 59 시   제59회/이영진 - 빅 투이에게 관리자 2002.11.14. 2797 58 시   제58회/이승철 - 하미에서 관리자 2002.10.23. 2968 57 시   제57회/김은숙 - 새벽 강에서 관리자 2002.10.23. 2638 56 시   제56회/최정숙 - 자투리 관리자 2002.09.29. 2566 55 시   제55회/김경진 - 서어나무 옆에서 관리자 2002.09.29. 2556 54 시   제54회/유정탁 - 걸레 관리자 2002.09.20. 2660 53 시   제53회/신은립 - 아아우에오1(홍수) 관리자 2002.09.15. 2605 52 시   제52회/송진 - 사랑한다 사랑한다 관리자 2002.08.29. 2708 [이전 10개] 11 / 12 / 13 / 14 / 15 / 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