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책과 전시회, 시낭송회 등 다양한 문화 예술로 그날을 기억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아픔을 위로하고 한국 사회는 이제 세월호 ‘그후’와 ‘그전’이 같을 수 없고 같아서도 안된다는 각오를 다지는 일들이다.

4월 들어 세월호를 주제로 한 책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는 추모소설집이다. 소설가 심상대· 전성태·방민호를 비롯해 이평재·이명랑·권영임·김신·손현주·한숙현·김산아·김은 등 15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소설집은 세월호 참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분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문제를 성찰적으로 살필 수 있는 내용까지 포괄했다.

심상대는 단편 ‘슬비야 비가 온다’를 통해 친구와 헤어져 십대를 보내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엮었다. 전성태의 ‘가족 버스’는 어머니의 장례라는 내밀한 아픔을 통해 세월호의 비극을 환기 시키며 이평재의 ‘위험한 아이의 인사법’은 세월호 참사 때 살아남은 아이가 겪는 정신적 트라우마를 그리고 있다.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세월호 이후 인문학의 기록’(현실문화)은 한국의 실천적 인문학자들인 김동춘, 천정환, 진태원 등 13명의 인문사회학자들이 세월호 참사가 불러온 인문사회학적 충격과 한국사회를 정리한 책이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의 ‘역사가 될 수 없는 이야기의 묵시’, 권영아 동아대 국문과 교수의 ‘사건 이후의 인간학’, 이광호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의 ‘남은 자의 침묵’ 등 13편의 글이 실렸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무엇인가-철학의 물음’(이학사)은 철학자 이충진이 자신의 시대에 대한 비판적 성찰로서의 철학적 질문을 던진 책이다. ‘세월호가 던진 물음 -국가란 무엇인가’, ‘세월호 침몰의 원인-신자유주의’, ‘세월호 이후를 보는 하나의 눈-존엄성’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올 초에 출간된 책들도 눈길을 끈다. ‘세월호를 기록하다’(미지북스)는 작가 오준호씨가 5개월 동안 33차례 열린 세월호 관련 재판을 기록한 책이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펴낸 ‘416 세월호 민변의 기록’(생각의 길),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 기록단의 ‘금요일에 돌아오렴’(창비)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발간된 ‘눈먼 자들의 국가’는 많은 화제를 모았던 책이다. 계간지 ‘문학동네’ 가을·겨울호에 실렸던 글을 모은 것으로 김애란·김행숙·김연수 등 문인과 사회과학자 12명이 써내려간 추모 산문집이다.

역시 지난해 발간된 고은의 시 ‘이름 짓지 못한 시’를 비롯해 강은교·백무산·신현림 등 68명의 시인들이 함께 펴낸 ‘우리 모두가 세월호 였다’도 많이 읽혔다.

오는 24일 오후 7시 광주 메이홀에서는 세월호 1주기 추모 시 낭송회가 열린다. 권현영, 나희덕, 한희원, 임의진, 이진희, 김성규씨가 참여한다.

한국작가회의는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추모행사를 개최한다. 시낭송회, 영상 상영 등으로 이뤄지며 ‘금요일엔 돌아오렴’에 수록된 글을 작가들이 직접 낭송하는 시간도 갖는다.

서양화가 최재덕씨의 작업실에 자리한 광주 지산동 지산뜰 갤러리에서도 ‘아픈 세월’전이 열리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최재덕, 김화순(서양화), 최병진(사진)씨 등 3명이 참여해 모두 9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기억해야할 세월호 관련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문의 010-8603-0139.

/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