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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청소년문학상’ 걷어찬 문화부
- 김여란 기자 peel@kyunghyang.com
ㆍ장관상 수여 대상서 제외… 근로자예술제 문학상도 배제
ㆍ문화계 “수여 기준 자의적 변경… 문학 검열 의도” 비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상장이 수여돼온 ‘전태일청소년문학상’과 ‘근로자문화예술제’ 중 문학 부문이 문화부의 내부 기준 변경으로 올해 수여 대상에서 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부는 특히 이들 행사 주관 단체에 “전태일청소년문학상은 행정자치부에, 근로자문화예술제 문학 부문은 고용노동부에 관련 상장을 신청하라”고 말해 문화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우수문학도서 선정 기준으로 ‘순수문학’ 같은 시대착오적 기준을 내세워 물의를 빚은 문화부가 또 자의적이고 비상식적인 기준을 적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이던 2012년 8월 전태일청소년문학상을 주관하는 전태일재단을 방문하려다 유족 반대로 무산되고, 전태일 열사 동상에 헌화하려다 노동계의 반발을 받은 바 있다.
27일 문화부가 발표한 ‘2015 문학분야 장관 상장 심사결과’를 보면 올해 장관 상장은 28개 백일장 등 행사에 주어진다. 그러나 10회째를 맞는 전태일청소년문학상, 36회째인 근로자문화예술제 중 문학 부문은 제외됐다. 전태일청소년문학상은 1회 때와 신청을 하지 않은 5회 때 외에는 계속 수여돼왔다. 이 상을 운영하는 전태일재단 측은 “문화부로부터 전태일재단에서 주최하니 주관 부처가 행정자치부라서 지원할 수 없다는 황당하고 뜬금없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문화부 관계자는 “장관상 수여 행사의 기준을 바꿔 행사 내용과 연혁·주변 단체 등을 볼 때 문학인 기념과 문학창작이 주가 아니거나, 타 부처 소관 행사로 문화부가 지원할 필요성이 낮은 행사는 배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상장을 주더라도 행사 진행 과정에서 ‘사회적 물의’를 빚으면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도 새로 만들었다. 원래 문화부 기준은 3년 이상 경과한 행사로 문화예술 진흥 발전에 기여할 것, 전국적 규모로 열리며 중복되지 않고 독창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부는 기준을 자의적으로 바꿨지만 그 기준도 형평성을 잃었다. 전태일청소년문학상 등은 배제하면서도 ‘효녀심청 전국 어린이 예술공모전’ ‘장애인근로자문화제’ 등은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화계에서는 문화부가 장관상 수여 기준을 자의적으로 변경함으로써 문학에 대한 통제와 검열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시인)은 “이명박 정권 때도 문제없던 일인데, 문화부가 청와대만 바라보고 만든 근시안적 정책으로 황당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진보·보수 어떤 정권이든 문화정책은 임시방편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부는 최근 우수문학도서 선정 기준에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순수문학’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 등 항목을 넣으려다 거센 비판을 받았다. 또 우수도서로 선정했던 재미교포 신은미씨 저서를 ‘종북 논란’이 일자 전격 취소하고 배포된 책을 회수하기도 했다.
기사 원문 링크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1272151495&code=9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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