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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화를 노래하고 싶다
우리 작가회의는 더 이상 미군기지가 확장돼서는 안 되며, 점차적으로 축소 철수돼야 한다는 반전 평화적 원칙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계획에 따라서 평택에 강력한 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최첨단 미국 군사기지를 세우려고 하고 있다. 그것도 미국의 이해에 맞춰 6조원이 넘는 이전 비용까지 감당하면서 우리 땅에 미국의 군사기지를 강고하게 세우려는 것이다.
우리 작가들은 우리의 땅에 미국의 군사기지가 확장되는 것을 줄기차게 반대해 왔다. 미국의 동북아 최대 규모의 군사기지가 우리 땅에 세워진다면 오히려 우리나라가 전쟁의 위험 속에 빠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의 군사기지 확장에 위기의식을 느끼며 군사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고,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나라들은 우리나라를 향해 군사적 무기 배치를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작가들은 대한민국 정부가 대행하고 있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의 부당성을 만천하에 폭로하고, 2년여에 걸친 농민들의 의로운 저항에 동참을 해왔다. 대추리 마을을 벽시로 꽃단장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시로 평화를 노래하면서, 평생을 삶터로 알고 살아온 대추리 농민들의 마음을 쓸어안았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들의 우려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기지 확장을 위해 온갖 탄압을 가하며 국민을 기만하는 대국민선전을 일관해 왔다.
지금 대추리 초등학교는 정부의 공권력에 의해 침탈당했다. 5.3일 새벽부터 20여대의 헬기와 1만 4천여 명의 경찰과 용역과 군인들이 투입돼 강제로 주민들과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진압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피투성이가 되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작가회의 시인 송경동 씨도 날아든 벽돌에 맞아 머리가 깨졌는데, 구토 증상까지 몰려와 병원으로 이송했고, 소설가 이재웅 씨는 방패로 머리가 찍혀 일곱 바늘을 꿰멨다.
우리는 정부의 무력진압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시간이 많이 걸릴지라도 주민들의 주거권을 무시하지 말고 진실한 마음으로 대화하기를 요구한다. 또한 대추리에 있는 문화예술인들의 작품을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 작품들은 우리 시대를 걱정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영혼이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 우리는 며칠 전 미일 방위조약이 새롭게 체결된 것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더 이상 미국에게 식민지적 태도를 보이면서 자주 국방을 얘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북한에게 경제 원조까지 해 주면서 자주 국방을 못 세울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 우리는 진정으로 자주적이며 평화를 원하는 나라의 국민이 되고 싶다. 정부가 정말로 우리 민족의 앞날을 생각한다면 이제 새롭게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이렇게 비굴하게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진정으로 우리 정부가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올바른 결단을 내려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2006년 5월 4일
민족문학작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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