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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60년만에 열리는 남북작가대회
[사설] 분단 60년만에 열리는 남북작가대회
입력: 2005년 06월 28일 17:58:08
분단 이래 문학계의 숙원이었던 남북문학인대회가 성사될 모양이다. 남측 민족문학작가회의와 북측 조선작가동맹이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를 다음달 20~25일 개최키로 합의했다는 보도다. 남북작가대회는 지난해 합의된 사항이었으나 돌발변수들이 잇따르면서 연기된 바 있다. 대회가 성사된다면 남북 문화계의 기념비적 사건이 될 것이다.
남북 문학인의 만남은 해방 후 이기영·한설야 등 북의 원로작가 19명이 서울을 방문한 1945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북 작가들은 조선문학가동맹을 결성하고 이어 전국문학자대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신탁통치 결정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분단의 고착화를 우려해 민족어와 정신의 통합을 위해 만든 모임이었으나 결국 이것이 마지막 만남이 되었다. 남북 문인들의 교류가 단절되면서 문학으로 상징되는 양쪽 민중의 정서와 사유 역시 이질화의 길을 걸어왔다.
60년 만에 열리는 남북 작가 대회는 이러한 비극을 수습하기 위한 첫걸음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 말과 글 등 ‘문화적 분단’으로 갈라진 한민족의 정서를 복원하고 양쪽 민중간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남북은 이 대회를 통해 양쪽 작가가 분단의 장벽을 넘어 자유로이 창작활동을 하고 작품을 발표할 수 있도록 공동기구를 발족하고, 이를 통한 ‘문학적 연방제’를 구상하고 있다는 보도다. 그러잖아도 남북 문학계는 월북작가의 작품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북한 작가가 남한 문학상을 받을 정도로 이미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태다.
남북한 당국은 민족의 정서적 통합을 위한 문학인들의 노력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남북이 아무리 정치·경제 분야의 교류를 진전시킨다 해도 서로의 문화와 정서의 괴리를 좁히지 못한다면 진정한 교류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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