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소속 작가 45명이 지난 24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았다. 사람 발길이 거의 끊어진 을씨년스러운 팽목항이었지만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오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 6명을 만난 작가들은 “앞으로 여러 작품을 통해 세월호의 절절한 아픔을 기록하면서 유족들에게 힘을 보태 드리고 싶다”며 위로했다. 작가들은 방파제에 나가 희생자들의 넋도 기렸다. 이들은 이어 팽목항에서 문화행사를 주관했다. 정희성 시인은 실종자들이 있는 차가운 겨울 바다를 바라보며 ‘그리운 나무’를 낭송했다. 박선욱 시인은 가곡 ‘제비’, 조길성 시인은 하모니카 연주로 먼저 떠난 고인들의 영혼을 달랬다.
한국작가회의 소속 작가 45명이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아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 연합뉴스
작가들이 대거 팽목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김훈 작가와 김애란 작가 등이 팽목항을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개인자격이었다.
한국작가회의는 팽목항 방문을 계기로 세월호 참사를 기록하고 추모하는 행사를 열 계획이다. 오는 4월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작가가 중심이 되는 추모문화제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추모 문예제도 마련키로 했다. 세월호 관련 글들을 모아 문집도 발간할 예정이다.
이시백 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위원장은 “추모와 애도는 여러 행사에서 해 왔지만, 직접 현장에 와서 유족들을 만나보니 슬픔과 충격이 더욱 컸다”면서 “작가는 시대의 아픔을 글로 기록해야 하며, 세월호 참사는 이 시대를 사는 작가들에게 ‘글로 기록해 기억하라’는 시대적 책무를 지워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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