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제목	[아시아투데이] 새해 되자마자 '실수'로 얼룩진 문체부 행정
이름	사무처

새해 되자마자 '실수'로 얼룩진 문체부 행정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경력 오기, 우수도서 번복 등 '문제투성이'

아시아투데이 전혜원 기자 = 신년이 시작되자마자 ‘김종덕호’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이 ‘실수’로 얼룩지고 있다.

오페라계가 거세게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경력 오기부터 우수도서 선정사업 문제, 스키점프대 결함 등으로 문체부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제공=문체부

◇특임교수 경력 11년이나 부풀려? 문체부는 “실수였다”

문체부가 한 예술감독 임명 당시 배포한 보도자료에 그의 상명대 산학협력단 특임교수 경력이 실제보다 11년이나 길게 기재된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문체부는 보도자료에서 2003년부터 특임교수를 지냈다고 했지만 사실은 2014년 5월 1일부터였다. 사실이 밝혀진 후 문체부 담당자는 “오타”라며 “경력서에 2013년으로 기재된 것을 보도자료로 작성하는 과정에서 2003년으로 잘못 썼다”고 말했다. 또한 “자료 배포 당일 한 예술감독으로부터 잘못됐다는 연락이 왔지만 당시 신년인사회 준비로 신경을 못 써 정정하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특임교수 경력이 2014년부터라는 것이다. 이에 관해 한 예술감독은 “2012년부터 상명대 평생교육원 객원교수로 재직했고 2014년 5월부터 산학협력단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경력서 정리자가 두 이력을 합쳐 쓰다 보니 2013년으로 잘못 기재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이유 또한 석연치는 않다. 어쨌든 이로서 문체부가 국립예술단체 후보자에게서 받은 이력서에 기재된 학력과 경력 등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상당히 허술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오페라계는 경력 확인 절차 뿐 아니라 문체부의 인사 결정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 예술감독 임명에 관해 오페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1년차 신입기자에게 편집국장을 맡긴 격” “경험이 전무한 순경이 하루아침에 경찰총감 자리에 오른다면 말이 되겠냐” “경험과 제작 어느 쪽도 전문성이 없는 인사” 등 반대 여론이 드세다.

탁계석 한국예술비평가협회장은 “성악계에는 현직 학장이나 학장을 지낸 사람, 세계적 콩쿠르 우승자가 셀 수 없이 많는데 (한 예술감독은) 고작 특임교수 7개월 경력이라니 말이 안 된다”며 “(문체부는 인사 결정 이유에 관해) 그저 막연하게 ‘풍부한 현장경험’이라 할 것이 아니라 실체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탁 회장은 “인사추천위원회 등 시스템이 없으니 이 같은 인사 사고가 났고 이러한 점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함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문체부 우수도서 목록에서 돌연 제외된 신은미 씨의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표지.

◇우수도서 선정 1년여 만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책”이라니?

문체부는 “반공 이념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 북한을 다녀와서 쓴 여행기라 공감을 갖게 한다”는 이유로 2013년 우수도서에 선정한 신은미 씨의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네잎클로바)를 이달초 돌연 우수도서 목록에서 제외시켰다.

우수도서로 선정된 지 1년여 만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문제의 책”으로 둔갑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문체부 우수도서 선정 과정에 문제점이 많고 선정 기준도 오락가락하는 것이 드러났다.

또한 최근에는 문체부가 문학 우수도서 심사 기준에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은 순수문학”이라는 항목을 포함시키면서 문학계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순수와 참여를 가르는 이분법적 논쟁은 이미 60년대 초에 끝난 이야기”라며 “문체부의 기준은 문학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당국에 우호적이지 않은 문학은 지원하지 않겠다는 걸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평창 스키점프장 부적합 통보 받고도 5개월간 방치

지난해 8월 국제스키연맹의 실사 결과, 평창 스키점프장은 구형 시스템이어서 월드컵과 올림픽 같은 경기를 치르기에 절대 부적합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2011년 이후 단 한 번도 국제대회가 열리지 않아 경기장 곳곳에는 녹이 슬어 있는 상황이었다.

문체부 담당자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 방송사에 의해 이같은 사실이 16일 보도되자 그제서야 김종덕 장관이 “60억대의 예비비를 동원해 올해 안에 수리하겠다”고 뒤늦게 밝혔다.

summerrain@as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