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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智異山
양곡
지리산은 말을 하지 않는다 풀 나무 꽃 바람 철따라 갈아 끼는 지리산의 하늘 지리산의 길은 말을 하지 않는다 제석봉 고사목지대에 오르거나 천왕봉에 올라 일출을 맞이해도 지리산은 말을 하지 않는다 하산 길에 장터목 계곡 홈바위 부근에서 잠시 발을 풀어도 너덜겅 사이를 흐르는 지리산의 물은 말을 하지 않는다 지리산에 들어가면 산은 말이 없고 사람들만 끼리끼리 모여 지리산을 이야기 한다 사람들만 산을 나와서도 한동안 지리산을 말할 뿐,
□ 양 곡 : 경남 산청 출생. 1984년 제34회 개천예술제 개천문학 신인상. 2002년 <문예운동> 신인상. 시집 『어떤 인연』, 『길을 가다가 휴대전화를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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