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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들 지내셨습니까?
추석 끝이라 그런지 이번에는 많이 모이지 못했습니다.
희곡을 전공하시고 동화를 쓰시는 김원경 샘께서 새로 오셔서, 첫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노경실, 손연자, 김이구, 박혜경, 박혜숙, 정란희, 김원경 샘 모두 일곱 분이 모였습니다.
이날 의논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6시 작가회의 사무실에서 정기모임을 갖는다.
2. 이번 모임은 9월 모임을 대체한 것으로,
10월 29일 월요일 6시에 10월 모임을 갖는다.
3. 10월 모임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시, 소설, 동화, 인문학 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자신이 읽은 책 가운데 회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을 가지고 나와 선보인다. 읽으면서 어떤 점이 좋았는지,
왜 회원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 싶은지 간략하게 5분 정도 설명한다.
* 의논되지는 않았으나, 긴급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모임에 가지고 나온 책을 서로 바꾸어 갖는 것은 어떨까요?
이미 본 책은 다른 이에게 주고,
다른 이가 읽은 책 중에서 미처 읽지 않은 책으로교환해 가는 것이지요.
좋은 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좋은 책을 서로 선물하자는 의미에서도 좋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4. 그동안 여러 회원들의 작품집이 나올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늦어져서, 출판기념회를 하지 못했습니다.
10월 모임에서는 출판기념회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모임일 이전에 책이 나올 것 같은 분은 미리 연락주세요. 그래야 다른 회원들이 책을 준비해 올 수 있습니다.
저자가 책을 사인해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이 저자의 책을 사 와 사인을 받는 것입니다.
10월 모임에는 좀더 많은 분들 얼굴을 뵈었으면 합니다.
하늘이 참 높고 맑습니다.
건강들 하세요!
***
아버지는 단 한번도 아들을 데리고 목욕탕엘 가지 않았다
여덟 살 무렵까지 나는 할 수 없이
누이들과 함께 어머니 손을 잡고 여탕엘 들어가야 했다
누가 물으면 어머니가 미리 일러준 대로
다섯 살이라고 거짓말을 하곤 했는데
언젠가 한번은 입속에 준비해둔 다섯 살 대신
일곱 살이 튀어나와 곤욕을 치르기도 하였다
나이보다 실하게 여물었구나, 누가 고추를 만지기라도 하면
잔뜩 성이 나서 물속으로 텀벙 뛰어들던 목욕탕
어머니를 따라갈 수 없으리만치 커버린 뒤론
함께 와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부자들을
은근히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곤 하였다
그때마다 혼자서 원망했고, 좀더 철이 들어서는
돈이 무서워서 목욕탕도 가지 않은 걸 거라고
아무렇게나 함부로 비난했던 아버지
등짝에 살이 시커멓게 죽은 지게자국을 본 건
당신이 쓰러지고 난 뒤의 일이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까지 실려 온 뒤의 일이다
그렇게 밀어드리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차마
자식에게도 보여줄 수 없었던 등
해 지면 달 지고, 달 지면 해를 지고 걸어온 길 끝
적막하디적막한 등짝에 낙인처럼 찍혀 지워지지 않는 지게자국
아버지는 병원 욕실에 업혀 들어와서야 비로소
자식의 소원 하나를 들어주신 것이었다
손택수 ‘아버지의 등을 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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