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비전문인의 낙하산 인사를 즉각 철회하라!
오늘 우리는 작가의 양심과 지성의 이름으로 초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에 정권과 밀착된 현직 보수 언론인인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인물이 임명된 것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한다. 이번에 출범하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국내외 출판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출판문화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존의 간행물윤리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출판 산업의 중추이자 희망이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전문적인 능력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지금, 그 기관의 수장에 전문성이 현격히 떨어지는 친정부 인물을 낙하산 인사하는 것은 구태정치의 반복이며, 제 식구에게 한 자리씩 물려주는 것이 관행인 한국사회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장면일 뿐이다.
이번 인사 사태와 관련하여 정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정부 당국의 성과와 업적이기 이전에 한국의 출판계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중요한 기관임을 직시해야 한다. 입으로는 전문화 시대를 외쳐대면서도 정작 모든 인사권은 정치적인 연줄에 의해 좌우되는 사회에서 과연 출판과 문화가 정상적인 발전의 과정을 이어갈 수 있겠는가? 출판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사회에서 지식의 건전한 유통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의심이 출판계만의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정부의 커다란 오판이다.
옛말에 이르기를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다. 인사를 공정하게 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뽑아 그 사람이 꼭 필요한 자리에 배치하는 것이 지도자의 으뜸가는 덕목이라는 말이다. 사람을 선발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인사(人事)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사적인 이익과 감정을 배제하고 능력과 재주를 가장 우선시하는 것이다. 능력과 재주를 지닌 인물이 한 기관을 책임지는 자리에 기용되면 그 기관의 구성원들은 그를 존경으로 대하고, 구성원 간의 상호 친애는 결국 어떤 체계보다 훌륭한 상승효과를 생산한다.
따라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진심으로 한국의 출판문화산업이 발전하기를 희망한다면 지금이라도 비전문가의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출판계의 심각한 저항에 부딪혀 그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사)한국작가회의는 이러한 상황을 묵시하지 않고 비전문인의 낙하산 인사에 저항하는 출판인들의 투쟁에 동참할 것이다.
2012년 7월 25일
(사)한국작가회의
성명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