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여러분의 동참을 기다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입니다.

GS칼텍스(구 엘지정유)의 과도한 노동탄압 및 인권탄압 사례가 있어 회원 여러분들의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작년 파업 당시 구 엘지정유 노동자들은 1.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2. 지역사회발전기금 출연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 제고, 3.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사회적일자리나누기 등 사회적 요구를 걸고 파업에 나섰지만 고임금 노동자들이라는 집중적인 이데올로기 사냥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정작 그들의 주요한 요구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신규일자리 확충, 지역사회발전기금 출연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 제고 등은 공론의 영역에서 밀려나야 했습니다.

보수적인 언론의 집중 공격과 대표적인 노동악법으로 분류되는 직권중재제도로 인한 불법파업 시비, 사측의 대화 기피 등에 밀려 엘지정유 노조는 선복귀 후협상을 사회적으로 약속한 사측을 믿고 무조건인 복귀를 했지만 이후 자행된 것은 무자비한 현장탄압 뿐이었습니다.
지도부들 7명은 모두 구속되어 3년,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해고가 14인, 강제사직이 7인, 정직이 235명 등 파업에 참가한 일반 조합원들까지 모두 징계를 받아야 했습니다.
30억이 넘는 손배가압류가 떨어졌고, 조합원들은 4개월여간 현장 복귀를 못하고 자택 대기를 하며 경위서, 자술서, 나의 각오 등 쓰기를 강요받았고, 민주노총 탈퇴 강요, 민주노동당 탈당 강요 등 부당한 노동탄압과 인권탄압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런 과도한 노동 탄압 인권 탄압 때문에 현재 민주노총 등 사회단체에서 GS칼텍스(구 엘지정유)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고, 민변에서는 사측의 부당 노동행위 등에 관한 법률적 의견서를 내주고 있습니다. 인권단체연석회의(인권운동사랑방 등 34개 인권단체)에서는 인권탄압에 대한 대응으로 인권탄압보고대회(4월 12일, 느티나무까페)를 열고, 국가인권위에 제소를 계획 중이라고 합니다. 민교협에서도 관련 성명이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자유실천위에서는 작년 엘지정유 파업의 원인과 그 여파가 전사회적 쟁점이라는 판단 하에 공정한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작가 성명을 낸 바 있습니다.
하지만 8개월여가 지난 시점에서 결과는 부당한 노동운동 탄압과 인권유린이었기에 재차 사태의 올바른 해결과 과도한 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기로 하고, 회원 여러분들의 동참을 부탁드리기로 했습니다. 뜻에 동참하시는 분들께서는 이메일로 동참 의사를 밝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워낙 언론에서 다뤄주지 않기 때문에 내막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래서 첨부자료로 해당 성명서와 노동탄압 및 인권탄압 관련 백서 자료를 넣어드리니 참조 부탁드려 봅니다. 좀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 회원께서는 자실위 송경동 시인께 문의 부탁드립니다.
(018-278-3096)
현재 성명엔 제주도에서 있었던 전국작가대회 당시 150여분의 회원들께서 함께 해주신 상태입니다. 당시 서명해 주셨던 회원 분들께서는 따로 의사를 밝히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동참 의사는 4월 14일까지 받을 예정이고, 이후 언론을 통해 나갈 예정입니다.


** 성명에 동참해주실 분께서는 사무처메일이나 송경동 회원의 메일로 간단한 동참의사를 보내주십시오. 성명서 문안에 대하여 조언이나 덧붙였으면 하는 내용을 말씀해주셔도 좋습니다.

** 자실위에서 작성한 성명서는 아래와 같고, 아울러 관련문서인 [엘지정유탄압보고서]를 작가회의 홈페이지 자료실에 올려놓았으니 참조해주십시오.





[GS칼텍스(구 엘지정유) 인권탄압 규탄 및 구속자석방을 촉구하는 작가 성명]

GS칼텍스(구 엘지정유)는 정부를 참칭하는가?


2004년 8월 우리 작가들은 당시 여름을 뜨겁게 달구고 있던 GS칼텍스(구 엘지정유)사태와 관련하여 사측과 노조 측이 원만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길 소망하는 성명을 냈었다. 애초에 GS칼텍스(구 엘지정유) 노동자들의 요구는 크게 세 가지로, 1)비정규직노동자들의 차별철폐 및 정규직화, 2)지역사회발전기금 출연을 통한 기업의 사회공헌, 3) 주5일제 실시를 통한 사회적 실업 해소였다. 하지만 일부 언론과 정부는 노조의 사회적 요구를 폄하하고, 오히려 고임금노동자들이라는 조합원들의 개별적 처지들만을 가십화 했다. 그러다보니, 건강한 사회적 토론과 합의 과정은 생략된 채, 집단따돌림하듯 GS칼텍스(구 엘지정유. 이하 표기하지 않음) 노동자들만을 공공의 적인양 내몰아갔다. 언론과 공권력 그리고 경제단체의 지원을 등에 업은 GS칼텍스 사측은 이러한 상황을 십분 이용하여 노조의 어떠한 대화 요청에도 응하지 않는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
즉 문제의 본질은 외면되고 부분성이 핵심인양 호도되어 ‘정치적 탄압과 여론의 외면을받아도 싼 집단’으로 몰아간 것이었다. 문제 해결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와 기업집단, 그리고 이를 공론화해 나갈 언론이 한 역할은, 3000여명에 이르는 공권력의 공장 투입, 편파적인 직권중재 결정, 불법파업화, 정규직과 비정규직노동자들 사이의 불화 조성, 폭력적인 노조탄압에 대한 묵인이었다.
먼저 양보를 하고 들어 간 것은 GS칼텍스 노조였다. GS칼텍스 노조는 선복귀 후대화를 사회적으로 공언한 사측을 믿고, 무조건 복귀를 선언하고 공장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린 건, 대화가 아닌 사례를 찾아보기도 힘들 정도의 탄압이었다. 3000여명의 공권력도 철수하지 않은 채 사측의 각종 부당 노동행위와 정도를 벗어난 인권탄압을 방조, 묵인했으니, 차라리 거들었다는 판단이 정확할 것이다.
사측은 복귀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도부들이 구속되고 급격히 힘을 잃은 노조원들은 도마 위에 얌전히 오른 생선이었다. 사측은 언론이나 사회적 관심으로부터도 멀어져 남도의 끝에 고립된 이들을 양심의 끝자락까지 파헤쳤다. 장장 5개월여의 기간 동안해고 등 징계 위협에 몰린 조합원들은 경위서 작성, 서약서 작성, 반성문 작성, 나의 각오 제출, 그리고 사측이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교육의 이수, 징계위원회 출석 등을 통해 자신의 양심자유에 반하는 각종 노동 탄압 인권 탄압에 수수방관 응할 수밖에 없었다. 보복의 두려움에 싸인 노동자들이 사측의 압력에 못 이겨 투쟁조끼 절단식, 머리띠 반납 행사를 벌이고, 주유소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정문 앞에 도열해서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며 고개를 수그려야 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거의 모든 것을 내어주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해체하고 사측이 원하는 방향의 직무대행 체재를 용인해 주었으며, 민주노총과 결별해야 했다. 사측을 대상으로 했던 모든 고소고발을 취하해 주었고, 구속자들은 혐의의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민주노총 법률원 소속 변호사를 일반 변호사로 바꿔주었다. 12월로 예정된 징계에서 일반 조합원들을 지키기 위해 입에는 스스로 바위만한 재갈을 물었고, 발목에는 스스로 쇠고랑을 채우고 숨쉬는 일 이외의 모든 행동을 자제했다. 오히려 지역사회와 시민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인권탄압 엘지’를 규탄하기 위한 엘지정유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펼쳐졌지만 오히려 대외적으로 자제를 부탁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무자비한 탄압뿐이었다. 8명의 지도부들은 구속되어 1, 2심에서 징역 3년과, 2년 6개월씩을 선고받았다. 고소 고발당한 조합원은 총 127명으로 여기에는 조합원 부인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23명이 해고되었고, 235명은 정직, 145명은 감봉, 247명은 견책에 처해졌다. 노조간부 29명에게 1인당 5천만원씩, 5명에게는 1인당 2천만원씩 등 총 37억 1천만원의 손배가압류가 떨어졌다. 구속자들에 대한 인간적 차원에서의 면회조차 금지, 감시당하고 있고, 해고자들을 만나고도 보고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공영방송의 인터뷰에 응했다는 이유로 추가 해고를 당해야 했다.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되고 음성은 변조했지만 손등의 상처를 추적한 사측은 결국 당사자를 찾아내었다. 또한 40여명에 이르는 조합원들이 민주노동당을 탈퇴하게끔 했다. 이는 당대의 어떤 집단도 강제하지 않는 야만적 정치탄압이다. 탈퇴한 노동자들에게는 정당탈퇴확인원이라는 미증유의 서류를 발급해주었다니, 이쯤에 이르면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한 국가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그 역능을 그 누가 부여해 주었단 말인가?
노동자들이 사측에 제공하고 있는 것은 한정된 노동시간과 한정된 노동력이지, 자신의 자유의지와 양심이 절대 아니다. 이것을 비틀어 굴종을 강요하는 일은 노무관리가 아니라, 천민자본의 폭력일 뿐이다.

물론 우리는 알고 있다. 그 주장의 요지가 당대에 참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모든 것은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계급 계층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일은 이해당사자와의 갈등을 야기 시키는 일이기에 합의 가능한 의제를 갖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이러한 양자간 태도를 권장하고 계도해야 할 사법기관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구속자들을 대상으로 한 2심 법원의 판결요지는 ‘출소하면 노조를 재건할 우려가 있어’ 풀어줄 수 없다는 것이다. 노조를 재건하는 일을 견제하는 것은 헌법으로도 부당한 것이다. 그것이 자기 밥그릇 찾기든 사회참여든 간에 노조결성을 방해하는 일이야말로 응당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징계를 최소화할테니 당신의 권리인 정치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회사에 헌납하라는 집단이야말로 법적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우리 작가들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근 1년째 지속되고 있는 GS칼텍스 문제가 단지 노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는 이런 심각한 인권 유린이 조금씩 쌓여 나중엔 우리 사회의 최소 민주주의의 기반까지도 허물 수도 있다고 판단한다. 우리들이 결과적으로 GS칼텍스 노동자들을 옹호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다수의 여론이 그들을 힘센 노동귀족인양 몰아갔지만, 그들 역시 일개 사기업의 전방위 탄압에 수모스럽게 무너지는 약자였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리는 도덕적이지 못한 물리력과 모멸감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집단이야말로 우리 시대가 극복해야 할 메인스트림이라고 판단한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 국가권력이 행하던 밥줄을 쥐고 취조와 협박, 이간질 고자질, 자술의 강요 같은 인간성의 학대가 이제는 일부 악질적인 사기업들의 안방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 이것을 극복하지 않고는 지금껏 일궈온 자유민주주의조차 퇴행된다고 보는 것이다. 자본 자체를 부정할 수 없을지언정 양심을 훼손시키는 자본만큼은 두고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작가와 학자의 책을 두고 국가보안법으로 검증의 칼날을 들이대는 행위와 결코 다르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이다.

앞서 밝혔지만 노동자들과 노동조합 역시 상대적으로 나은 삶의 환경에서 사회적 연대 책무를 충분히 못해 왔다는 깊은 자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자기희생과 진정한 연대의식으로 낮은 계층과 사회에 복무하고자 할 때만이 국민적 지지를 얻고 역사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GS칼텍스 노동자들이 제기했던 사회적 문제들은 오간데 없이 묻히고, 그들의 인신은 구속되고, 행동은 방해받고, 그들이 세웠던 노조는 파괴되고 회사가 꾸린 노조로 산업평화를 이루었다고 한다. 일부 언론은 물리력으로 평정한 산업현장이 모범적인 노사화합의 사례인양 대서특필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똑똑히 보고 있다. 그 이면의 공포를, 굴욕과 비애를. 역사는 그 저점에서 출발했다. 좁은 틈에서 피는 자유의 꽃을 놓치지 않는 일이야말로 작가와, 한발 앞선 사회를 만드는 일에 가치를 두는 모든 이들의 시선이어야 함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는 어떤 노동계층도 소외와 차별받지 않기를 원한다. 고임금자든 저임금자든, 노동자든 고용자든 자신의 인권을 보장받고 유무형의 폭력으로부터 보호받기를 원한다. 법적보호도 제어도 평등하게 적용되기를 바란다. 대화로서 타자를 인정하고 공언한 약속이 반드시 이행되는 합리와 상식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