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php.chol.com/~wanho/bbs/data/poem/esuyoil.js></script> 때는 바야흐로, 5월 8일(토) 오후 2시 하남시 광암정수사업소 축구장에 작가회의 주전선수들이 하나 둘씩 도착하자 엄숙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유니폼과 축구화, 축구양말까지 완벽하게 갖춰 입은 상대팀(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조직화에 맞서, 면바지부터 츄리닝, 심지어 구두까지 신은, 그야말로 /'/오합지졸/'/의 진수를 보여주려고 작정한 사람들처럼 제멋대로(?) 유니폼을 걸쳐 입은 우리의 조직 구성은 한마디로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선수들이 도착하자마자 몸을 푸는 선수보다, /'/열혈응원단/'/을 향해 막걸리를 먹고 시작해야 이길 수 있다며 애원하는 선수들이 더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뒤늦게 선수단에 긴급 투입된 서영채 선수만이 제대로 갖춰 입은 유니폼을 입고 폼나게 몸을 풀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하여 /'/열혈응원단/'/은 선수단의 간곡한 부탁을 뿌리치지 못하고, 오로지 전략 상승 차원에서 부랴부랴 막걸리와 맥주를 준비한뒤 불안해 하던 선수들을 안심시켜야만 했습니다.

이날 경기는 작가회의와 민예총이 연합하여,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을 상대로 차례대로 맞섰습니다.
우리의 영원한 /'/아트 사커/'/들의 활약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부동의 스트라이커를 주장하며 문화관광부전에서 그 명성 그대로 한 골을 멋지게 넣은 뒤, 그 화려한 세레모니를 뒤로 한 채, 진흥원으로 소속을 옮기는 바람에 모든 경기가 끝나는 내내 /'/배신자/'/라는 원성을 들어야만 했던, 4골을 넣고도 가장 불운(?)했던 신용목 선수,

감독들(?)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은 /'/영원한 별/'/, 가장 화려한 플레이로 모두를 놀라게 한 서영채 선수,

옛 명성 그대로 3시간 내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 오봉옥 선수,

미드 필드의 지존 채정은, 문동만 선수,

경기 내내 힘든 감독(선수들이 아무도 경청하지 않음)직을 병행하며 뛰어야만 했던 김형수 선수,

사각 팬티와 유니폼의 경계가 모호함을 극렬하게 보여준 우리의 정도상 선수,

홍명보를 능가하는 카리스마로 모든 선수를 지휘한 민예총의 정남준 선수,

온 몸으로 공을 막아가며 부상 투혼을 발휘한 민예총의 김철 선수,

압박 수비와 큰 장신을 이용한 현란한 드리블로 주목받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이종률 선수,

이 보다 더 조용히 축구를 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 김재호, 공정배 선수와 경기 민예총의 윤용국 선수,

공을 잡는 듯 마는 듯, 때론 공을 피해가며 골키퍼를 해 준 유영갑 선수,

/'/박지성/'/이 나타난 듯 효율적인 축구를 선보인 민예총의 젊은 선수들,

선수가 넘치는 바람에 부상 선수를 초조히(?) 기다리며 벤치를 지켜야만 했던 맥리, 김민형 선수.

오랜 시간을 기다리던 끝에 투입되자마자 5분 만에 퇴출당한 비운의 원시림 선수,

/'/유상철/'/을 능가하는 힘으로 상대팀을 휘어 잡은 골 넣는 가수 이지상 선수...

/'/열혈응원단/'/으로 기꺼이 나선 정숙자(김형수 선수의 아내), 김해자(시인), 김진경(사무간사), 민예총 식구들은 이들의 화려한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황홀했답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민예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족미술인협회.... 이날 주전선수로 뛴 모든 선수들, <아트 사커, 민씨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이날 경기는 진흥원과 결국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모든 선수들과 함께 저녁을 먹은 뒤에서야 이날의 일과가 완전히 끝났답니다.

*참고로 경기 내내 민예총의 영원한 스트라이커 /'/안성배 선수/'/를 기다렸으나, 이날의 히든 카드인 /'/안성배 선수/'/는 경기가 다 끝난뒤, 뒤풀이 자리에서 감자탕이 나올 무렵 도착했답니다. 그리하여 소문만 무성한 /'/전설의 히든 카드/'/로 다소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열혈응원단/'/ 관람기
모순영 사무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