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새책 조회 1605 제목 꽃그늘 아래서 이름 관리자 첨부 꽃그늘_아래서.jpg (21.0K) <책 소개> 천금순 시인이 <두물머리에서> (2003)이후 5년 만에 펴낸 네 번째 시집이다. 그동안 한결같이 버려지고,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하고자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기교없이 잔잔한 화법으로 써왔다. 풍경화첩에 가까운 3 시집은 풍경의 감응력, 즉 "끊임없이 어디론가 떠나는 길 위에서 잉태되고 길 위에서 본 풍경에 감응하면서 탄생한 이미지들을 모아놓은 것. 풍경은 그에게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자 시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의 기능을 하고 있다" (김창수 해설중에서) 추천의 글에서 고은 선생은 "시란 어제도 썼고 내일도 써야 할 것이라면 이 사람에게도 부디 내일 더 시의 작두칼날의 춤이 있어야 할 것이다. 갖은 정서들 허공중에 다니고 있어 마음 분주하구나. 이 중에 귀 기울이게 하는 몇 편 있어 거기서 멀어져가는 파도소리를 듣는다. 좋구나"라고 격려와 낮지만 따끔한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번 시집에는 존재, 그 끝없는 수용과 저항의 길항 속에서 찾아가는 자로서의 본분을 상기하며 몰두와 몰입으로 열성과 땀으로 인내와 끈기로 존재란 무엇으로 사는가의 물음에 바짝 몸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그가 숨어 있는 자, 곧 그의 생의 노다지를 찾아 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온갖 사물과 존재와 그들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아픔과 절망 그것을 함께 사는 그의, 자아 속에 갇혀 신음하는 불안과 욕구, 그럴수록 새롭게 자라나는 공허와 상실감 같은 것들로 채워지기 시작한 이 한 권의 시집에서 그녀가 찾아낸 것은 과연 무엇일까? 가히 판도라의 상자를 연상케 하는 것이다 그의 삶이 푹푹 빠지는 뻘밭을 메꾼 청라 마을을 관통하는 동안 무엇을 찾았는지에 대한 해답에는 짐짓 정면으로 말하지 않는 시, 그러나 <밤새 울었을 갈대밭 사이/ 눈부시게 떠오르는 아침 햇살>처럼 어둠을 극복한 심포니의 마지막 장면 같은, 울림이 있는 포에지의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그의 모든 날들이 기회와 가능성으로 함께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 주는 시이다. 그는 몸으로 <세상천지 환한 꽃들의 무덤>을 채득하고 있는 것이다. <차례> 제1부 꽃이 진다 청라마을을 지나며 터빈으로 가는 길 쑥을 캐다 숙소에서 꽃이 진다 청라도에서 풀을 긁다가 겨울과 봄 사이 새해아침 우중산책 추석 다음날 폭설 흐린 창가 황사 며칠 무얼 찾고 있나요? 2月, 바람 속에서 나무도 오래되니 제2부 다시 길을 떠나며 경포에 가서 오죽헌에 앉아 미시령을 넘다 양미리 한 두름 사들고 아기의 잠 저무는 봄 장미밭에서 다시 길을 떠나며 주문진항으로 가서 겨울 병실 12月 빛깔에 대하여 설악이여 여름 한복판에 서서 경포호수를 돌며 첫눈 소나무 숲을 거닐며 제3부 꽃그늘 아래서 비원 뒤뜰 꽃그늘 아래서 동구 밖 오후 2시, 역곡 경복궁 북문에서 이슬 촛불을 켜며 사월인데 까치집 하나 주제의 끝 을왕乙旺 풍경 다시 용유에서 할미 기다린다 동막 해변 제4부 저, 환한 봄이 재의 수요일 칠월의 비 당신은 봄비 마르고 있다 어머니 가신 뒤 하늘의 문 아, 살아 있는 것들 회화나무 곁을 지나다가 대설주의보 하우고개를 넘다 5000년 간의 포옹 저, 환한 봄이 여름, 어흘리 작은 꽃 어둔 밤 길과 허공 ■해설｜이경림 텅 빈, 혹은 꽉 찬 것들의 속에서 문득 <시인의 말> 2003년 이후 5년 만에 네 번째 시집을 묶는다 그동안 주위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 둘 떠나보냈다 텅 빈 것들 속 허허로움 속에서 겨울을 난다 모진 겨울을 나는 건 다 보라빛으로 변한다 그리고 문득 봄이다 사과나무를 지나 다시 길을 떠난다 출발은 항시 돌아올 것을 기약하는가 온몸으로 일어서는 봄 나무처럼 삶의 푸르름을 길러내기 위해 도시를 빠져나간다 내 마음이 움직인 흔적들이 세계와 삶을 마주하는 태도로서 유연한 치열함이 있었는지 반성해본다 * 천금순 1951년 서울출생 시집으로 ｢마흔세번째의 아침｣ ｢외포리의 봄｣ ｢두물머리에서｣를 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인천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추천의 글> 한 마디로 그녀의 시는 비어 있음의 시다. 그녀의 세계는 허허롭고 허허롭다. 마치 공터 같은 허허로움이 그녀의 시 편 편에 깔려 있다. 비어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빈 것으로 꽉 차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텅 빈 것 속에는 바람이 살고 잡풀이 살고 그것들이 살 부비고 풍겨내는 수상한 공기들이 살고 .스산함이 살고 쓸쓸함이 산다. 텅 빈 것들은 잘 운다. 실바람만 지나가도 잡풀들은 스스로 몸을 눕히며 스스스 울고 빈 병들은 저 혼자 호이호이 휘파람 소리를 내며 운다. 공터에 숨어 울어 본 자는 안다. 텅 빈 것들이 무엇으로 사는지, 그것들 사이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 없는 길에 무엇이 다녀가는지. 그녀의 시에는 한 결 같이 추수 끝난 논바닥 같이, 무언가 다 놓아버린 것들의 쓸쓸함과 황량함이 깔려 있다. －이경림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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