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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제41회
여백, 혹은 무료한
육 근 상
식빵 쪼가리에 몰려든 개미떼를 태워 죽이며
길게 뻗은 불꽃이 아름다운 가스 라이터를 바라보며
감전 된 듯 조용해진 개미떼를 훅!불어보며
오늘의 주식 시장을 힐끔 힐끔
돌아서서, 다시 한 번 가스 라이터에 불꽃을 당겨보며
한 때의 문장
- 육 근 상
은밀히 널어 말리는 망사의 문장 꿈꾸었었지
보일 듯 말 듯 정교한 망사구조란 것이
그것이, 수컷의 본능 가만 두지를 않지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끈적거리는 교태의 문장들은
내 예민한 신경을 자극하고, 그럴때마다 힘없이 녹아
흐르던 음수의 문장과 격정의 밤을 새우곤 했었는데
세상의 성감대란 것이 얼마나 치졸하던지
구석구석을 핥아먹듯 바라보는 마흔 넘은 사내들의
그 비열하고, 야비하고, 음흉한...
눈빛들이란
육근상(시인) --------------
1960년 대전 출생. 민족문학작가회의 대전충남 지회 회원.
처음 올린 날: 2002년 5월 8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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