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4836 제목 [시] 맹문재/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이름 관리자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맹문재 1 대운하 공사를 반대하는 집회에 나오라는 친구들이 연락을 해오는데 나는 보리수나무 아래에 앉아 어쩔 수 없이 늙어 간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데올로기를 위해 무너진 집의 서까래같이 젊음을 드러낸 적이 있던가? 우물 바닥에 찰랑이는 달빛 같은 간절함을 쏟은 적이 있던가? 싸움에서 죽는 것이 패하여 사는 것보다 낫다고 석가모니는 서른다섯 살에 깨달았다는데 2 집권자가 밀어붙이는 대운하 공사는 내게 모순인가? 가장 위대한 신통이란 진리를 말하는 것이라는데 진리를 알아야 지혜를 소유할 수 있고 자비를 실천할 수 있다는데 대운하의 모순을 밝히려면 이데올로기가 필요하고 시간을 마련해야 되는데 내게는 당장 재계약에 쓸 조건들이 급하다 모순이란 결국 밥에서 나오는 것인가? 3 이데올로기의 몸속에 물이 흐르거나 불이 타오르거나 구름이 흐르거나 파도가 철썩대거나 내게는 지금 모순이 아니다 깨끗한 손으로 생명수를 내거나 흉악한 손으로 새의 껍질을 벗기거나 대운하의 설계도가 지워지거나 곡괭이질로 요란하거나 또한 모순이 아니다 자신을 스스로의 섬으로 삼아야 된다고 석가모니가 한 말을 무슨 뜻일까? 내게는 광야를 함께 건너가야 할 친구가 필요한데 친구들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하는데 - 맹문재: 1963년 충북 단양 출생. 1991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으로 『먼 길을 움직인다』, 『물고기에게 배우다』, 『책이 무거운 이유』등이 있다.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383 시   유진택 / 도깨비 씨앗 관리자 2008.10.02. 5030 382 시   김준태 / America (2005. 10. 11) 관리자 2008.06.11. 5560 381 시   이원규/ 도둑고양이 사무처 2008.06.11. 5559 380 시   차옥혜/ 가끔은 세상이 환하다 관리자 2008.05.28. 5063 시   맹문재/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관리자 2008.05.19. 4837 378 시   이정록/ 보리앵두를 먹는 법 관리자 2008.02.25. 6426 377 시   김사인/ 달팽이 관리자 2008.02.18. 6542 376 시   장옥관/ 입술 관리자 2008.02.12. 5235 375 시   나희덕/ 아이오와 강가에서2 관리자 2008.01.17. 5402 374 시   조 은/ 흙의 고독 관리자 2008.01.09. 5336 373 시   복효근/ 나비 관리자 2007.12.30. 5589 372 시   이기인/ 미지근한 걸음 관리자 2007.12.21. 5189 371 시   고형렬/ 마천루 러브체인 관리자 2007.12.11. 5127 370 시   문태준/ 문병 관리자 2007.09.15. 6798 369 시   신경림/ 그 집이 아름답다 관리자 2007.08.26. 6420 368 시   차주일/ 수평의 심장 관리자 2007.08.09. 5297 367 시   정완희/ 플라타나스 관리자 2007.08.02. 4954 366 소설   박금산/ 귓속의 길 관리자 2007.07.28. 6847 365 시   유진택/ 꽃등심에 꽃이 피었다 관리자 2007.07.14. 5096 364 시   표성배/ 콤퓨레셔의 울음소리 관리자 2007.07.05. 5141 363 시   고증식/ 회춘 관리자 2007.06.29. 4035 362 시   박남준/ 달과 되새 떼 관리자 2007.06.20. 4450 361 시   박영희/ 즐거운 세탁 관리자 2007.06.05. 3954 360 소설   백가흠/ 전나무 숲에서 바람이 분다 관리자 2007.06.05. 6182 359 시   박성우/ 가뜬한 잠 관리자 2007.05.30. 3860 [이전 10개]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다음 1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