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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이기호 소설가, 첫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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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원주출신 이기호의 <최순덕 성령충만기>
[강원일보 2004-11-08 00:03]
최순덕 성령충만기(문학과지성사, 2004년 10월)
-소외받은 사람들의 이야기
거짓고백이 판치는 세상, 비루하고 힘없는 이들의 황홀한 우화(憂話). 저잣거리를 떠도는 자질구레한 것들, 잡동사니들의 이야기.
원주출신의 젊은 소설가 이기호(32)씨가 첫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문학과지성사, 1만원)를 펴냈다. 지난 1999년 문학잡지 현대문학에 `버니'로 등단한 지 5년만의 결실이다. 제목부터 심상찮은 `최순덕 성령충만기'는 다양한 형식 실험을 선보인 8편의 단편을 싣고 있다.
첫 장은 등단작 `버니'를 배치했다. 이른바 보도방 출신의 순희가 인기랩퍼가수 `버니'로 변신하는 과정을 랩음악의 가사형식으로 써내려간 작품이다. 글자들 사이에 쉼표는 마치 판소리의 추임새처럼, 대중음악의 음표처럼 리듬감을 살려주고 있다.
표제작 `최순덕 성령충만기'는 외곬 성향의 기독교도 여자와 생활에 찌든 가난한 중년 남자의 기상천외한 결합을 성경의 의고체 어투를 선택하고 있다. 고교를 졸업한 여주인공 최순덕이 골목길에서 갑자기 알몸을 내보이던 변태적 남자 아담을 기독교도로 만든다는 내용역시 독특하다.
그러나 그는 친숙한 성경의 문체를 빌려왔을 뿐 종교적이야기라기보다 이 땅의 소외받는 사람들에 관한 소설이라고 잘라 말한다.
`햄릿 포에버'는 피의자 조서의 형식으로 심문관 앞에서 직접 말하는 문답이야기를 채록한 것처럼 꾸몄으며 `옆에서 본 저 고백은'은 지하철 앵벌이의 이야기를 자기소개서 양식을 빌어 썼다.
문학평론가 우찬제씨는 “다양한 형식으로 `제법 윤택한 이야기'를 끌고가는 그는 잃어버린 청중을, 독자들을 소설 앞에 다시 불러모으고 싶은 욕심이 강한 문청”이라고 했다.
원주출신으로 진광고 추계예대 문예창작과를 나와 현재 명지대 문예창작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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