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표절·문학권력 등 자체점검 나선다
중립적 의사결정 기구로서의 역할에 최선 다할 터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사회적인 어떤 사안에 대해 책임 있는 당사자들이나 관계자들이 일체 외면하고 도외시해 해당 문제를 수면 아래로 잠재우려는 현상을 ‘침묵의 카르텔’이라고 말한다.
최근 한국 문단의 고질적인 문제로 떠올랐던 ‘표절’에 대한 것도 이 침묵의 카르텔이 곪을 대로 곪아 터진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 문단의 대표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한 신경숙 작가를 둘러싼 표절 시비는 결국 문학계의 울타리를 넘어 법적 문제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말처럼 완벽하게 새로운 표현을 창조해내기란 사실 쉽지 않은 문제다.
또한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많이 읽고, 많이 필사해 본 사람들에게 있어 표현의 문제는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글을 쓰는 작가라면 ‘표절’의 경계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문제다.
다시 말해 표절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한국 문단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이에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시영)가 지난 25일 ‘한국문학의 자기 성찰을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한국 문단에 산재한 여러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최근 불거진 표절 논란 및 언론에 의해 제기된 ‘문학권력’ ‘출판 상업주의’ 등 당면 과제에 대해 심도 있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한국작가회의는 “자성적이며 생산적인 논의를 통해 다각적인 해결 방안을 찾고자 한다”며 “소위원회가 독자적이며 중립적인 의사결정 기구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작가회의는 소위원회를 통해 논란의 대상이 된 출판사와의 겸허하고 성실한 협의를 통해 비공개·공개 토론회 및 간담회, 표절 테스트 상호 연구 등을 다룰 예정이며 ▲표절 및 창조적 차용의 범위 ▲문학권력의 독특한 작동 방식 ▲작가 독과점 문제 등 문학과 출판의 여러 현황 등에 대해서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와 같은 다양한 활동과 그 경과를 작가회의 회원들은 물론 한국 문학을 지속적으로 사랑해 온 독자들과도 함께 공유할 예정이다.
김사인(시인·문학평론가, 동덕여대 교수), 김응교(시인·문학평론가, 숙명여대 교수), 박수연(문학평론가, 충남대 교수), 정은경(문학평론가, 원광대 교수), 김성규(시인, 한국작가회의 사무처장) 등이 소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으며, 활동 시한은 오는 8월 1일부터 2016년 1월 31일까지다.
한국작가회의 측은 “보다 나은 한국 문학의 내일을 기대하며 결성된 만큼 소위원회의 활동에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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