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습니다. 이 봄은 그러나 없던 봄이 생긴 것이 아니고 우리 안에, 대지에 잠재해 있던 봄입니다. 분명 작년과는 다른 봄입니다. 우리의 삶은 이렇게 항상 새로운 것을 생성하면서 이루어집니다. 두리반에서 작가들이 문학을 말하는 것도 단지 싸움에서 이기는 목적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곧 봄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행위입니다. 이 증명행위의 누적이 두리반의 실질적인 봄을 앞당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미 봄은 왔는데 이 봄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존재도 있지요. 존재라고 할 것까지 있나요. 자본은 그저 동일한 복제품을 만들어 삶을 착취하고 사라지는 것일 뿐입니다. 문학은 삶이 상품도 탐욕도 아님을 끊임없이 표현하는 양식일 겁니다. 그러므로 자본에 단호히 반대하는 모든 마음이 곧 문학이리라 생각해 봅니다.
이번에는 소설가 김별아 선생이 두리반에 발걸음을 하기로 했습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늘 고민하며 살지만 무엇을 향한 고민은 몸의 움직임을 통해야만 가능합니다. 무엇을 이룰까 우리는 변함없이 고통스러워하고 있지만 단지 현재를 완성하며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미래는 현재를 통해서만 도래하고 현재는 미래를 스스로 규정하는 것 아닐까요. 김별아 선생은 ‘바보 이야기’를 하시겠답니다. 바보는 과거에 얽매이지도 않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유보하지 않는 존재일 겁니다.
해를 넘겨서도 두리반은 현재입니다. 이 현재에 대한 우리의 자세나 관점이 미래를 조망하는 출발점일 겁니다. 현재를 초지일관 비관적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겁니다. 우리가 현재를 얼마나 기쁘게 사는가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의 기쁨을 자본도 국가도 침범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노래해야 합니다. 우리는 말하고 들어야 합니다. 기쁨은 존재를 증식시키지만 슬픔은 존재를 왜소하게 합니다. 우리가 더 커지고 깊어지는 일에 집중할 때 자본은 삶이 자신이 파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님을 깨달을 겁니다. 이 작은 몸짓이 그래서 소중합니다.
모여서 얼굴도 보고 이야기도 섞고 웃음도 나누었으면 합니다.
▷ 때 : 2011년 3월 34일(목) 저녁 7시 30분
▷ 곳 : 홍대 앞 두리반
▷ 주최 : (사)한국작가회의
▷ 주관 : (사)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 강사 : 김별아(소설가)
▷ 제목 : 행복한 바보 이야기
자세한 문의는 (사)한국작가회의 사무처(02-313-1486) 혹은 자실위 위원장에게 (010-4289-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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