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php.chol.com/~wanho/bbs/data/poem/esuyoil.js></script>                          감사의 인사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보름만에 집으로 돌아오니 마당에 감잎이 그득합니다. 몸이 닿던 곳에는 어김없이 거미가 제 영토를 둘러놓았구요. 다시 적응할 일이 녹록치 않겠습니다.
어제 아침 팔레스타인 시인 자카리아 모하메드 씨와 이라크 소설가 하미드 알 무크타르 씨가 인천 공항을 떠났습니다. 이로써 지난 6월 28일부터 시작된 <제1회 아시아 청년작가 워크숍>의 모든 일정이공식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제항공협회 국가 코드에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국가/'/(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여권을 지녔다는 이유로 작은 소동이 있었던 걸 보더라도, 이번 행사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큰 흠이나 불상사 없이 행사를 마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함께 고생하신, 그리고 격려와 지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번 행사는 그간 작가회의가 진행해 온 /'/세계작가와의 대화/'/ 행사의 연속선상에 놓여 있기는 했지만 형식과 내용을 크게 달리하여 꾸몄습니다. 무엇보다 초청대상 국가를 늘렸고, 그것도 쉽게 모시기 힘든 나라, 즉 분쟁 지역의 국가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작가들을 모시는 데 일차적인 목표를 두었습니다. 그리하여 현재 초미의 관심 국가로 떠오르 이라크에서 신임 문인협회장 하미드 씨와 이스라엘 점령하에 있는 팔레스타인에서 저명한 시인 자카리아 씨를 모실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지난 세기에 벌어진 참혹한 전쟁의 기억을 여전히 지니고 있는 베트남에서 대거 열다섯 분의 젊은 작가들을 모실 수 있었습니다. 이는 우리 작가회의와 베트남 작가동맹이 이미 맺은 교류 협정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몽골에서도 예술단을 포함하여 모두 열한 분이 방한해 행사를 더욱 빛내 주셨습니다.
시간을 두고 찬찬히 정리해 봐야 할 일이지만, 서둘러 말씀드리자면, 이번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는, 여러 가지 이유로 지난 세기 내내 고통을 받아왔고,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 고통을 받고 있는 아시아의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21세기의 역사를 사랑과 정의, 평화의 이름으로 다시 쓰자고 뜻을 모은 일일 것입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아시아 작가 평화 선언>입니다. 참가자들은 광주 망월동의 고 김남주 시인 묘소 앞에서 이 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아울러 다음과 같은 결의문도 채택했습니다.

합 의 문

2004년 6월30일부터 7월1일까지 광주에서 개최된 아시아작가연대회의(가칭)를 마치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1. 우리 아시아의 작가들은 미국의 침략전쟁으로 희생된 모든 이라크 인들과 고 김선일 씨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침략전쟁에 대해 반대한다. 이라크에 파병한 모든 외국 군대는 철수되어야 하며, 한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들의 추가파병은 중단되어야 한다.

 2. 아시아 작가들의 연대와 교류를 정례화하기로 하고 2년에 한 번씩 작가대회를 열기로 한다. 여기에는 평화를 염원하는 아시아의 모든 작가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한다.

 3. 이 같은 우리 문학인들의 마음을 모든 아시아인들과 함께 나누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사업을 하기로 하였다.
 하나, 인터넷을 통한 상시적 교류를 위하여 상설 사이트를 개설 운영한다.
 둘, 각국에 아시아인들을 위한 문학 도서관을 만들기로 하고, 먼저 한국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이번 행사에 대한 종합적인 결과 보고서는 차후 꼼꼼하게 정리해서 회원 여러분에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번 행사가 잘 치러질 수 있도록 애써 주신 여러분을 일일이 다 밝히기는 어렵습니다만, 이 자리를 빌어 특히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우선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염무웅 회장님, 이시영, 김준태, 최인석 부회장님, 정희성 전 부회장님, 민영 선생님, 남정현 선생님, 몽골문화유목을 이끄는 김사인 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선배 작가들의 아낌없는 격려가 큰 지지대가 되었음을 밝힙니다.
문화관광부(전 이창동 장관)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현기영 원장, 강형철 사무총장)의 후원은 물론 이번 행사를 치르는 데 아주 큰 힘이 되었습니다.
자유실천위원회 반전평화분과 위원장이자 지난해 이라크에 종군 작가로 파견된 바 있는 소설가 오수연 씨의 도움은 절대적이었습니다.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문학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오수연 씨가 아니었다면 감히 그 지역에서 두 분의 작가를 모신다고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오수연 씨는 비자를 받기조차 힘든 상황에서도 수십 번의 전화 통화와 메일 등을 통해 기어이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작가들을 모실 수 있게 결정적인 힘을 써 주셨습니다. 게다가 행사 기간 중에도 생업을 거의 전폐한 채 그분들과 동행하면서 통역과 안내 등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이 기회에 전문 통역사를 능가하는 오수연 씨의 놀라운 영어 실력을 확인한 것도 우리로서는 꽤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수연 씨는 작가회의 회장님을 비롯하여 여러분이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로 빼어난 <아시아 작가 평화 선언>의 초안을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제대로 대접도 못해드렸지만, 회원 여러분의 많은 격려가 그간의 고생에 대한 제일 큰 대접이 되리라 믿습니다.
사무총장을 비롯하여 사무국 직원들의 고생도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습니다. 작가회의 역사상 이렇게 큰 국제교류 행사를 치러본 적이 없었기에 더더욱 힘이 들었을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베트남 작가들을 모시는 데 전력을 다한 방현석 회장, 고영직, 고명철 회원을 비롯하여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의 여러 회원들, 사진작가로서 좋은 기록을 남겨주신 최경자 선생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문학동네의 강태형 회원과 실천문학사의 김영현 회원의 도움은 여러 나라에서 온 작가들을 충분히 감동시켰습니다. 강태형 회원은 많은작가들을 초청하여 멋진 문학의 밤을 치를 수 있게 해주었고, 김영현 회원은 참가 작가들의 작품집을 내주기로 하는 등 앞으로 아시아 작가들의 연대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크나큰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 점, 창비의 김이구 회원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 분들의 도움으로 우리는 아마 아시아 작가들의 문학작품들을 좀더 쉽게, 그리고 많이 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열악한 재정 상황에서도 기꺼이 행사의 일부를 맡아주신 여러 지회에게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특히 부산의 남송우, 울산의 정일근, 대구의 김용락, 경북의 이대환, 제주의 김광렬, 광주전남의 김희수 위원장, 광주전남의 조성국 사무국장, 제주의 김경훈사무국장, 부산의 영광도서 사장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5.18 기념재단의 박석무 이사장님과 조진태 사무국장이 아니었다면,이번 행사의 가장 중요한 행사를 감히 어떻게 치렀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 많은 사람들을 먹여 주고 재워 주신 대해 참가자들을 대신하여 고마움을 전합니다.
아랍어 통역을 맡아주신 장세원(명지대), 임병필(부산외대), 장현자(조선대) 선생님과 김서연, 조혜리(명지대), 김성원(부산외대) 학생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베트남어 통역 하 밍 타잉 선생은 늘 그렇듯 우리에게 더없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하기로 한 버마 작가(미국 망명중)의 방한이 마지막 순간에 무산되었습니다. 이 점, 회원 여러분에게 사과드리면서, 어쨌든 중간에서 그 분의 방한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힘써 주고 NGO와의만남의 자리를 만들어주신 성공회대의 김규환 선생님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손세실리아 회원의 도움도 밝혀야 합니다. 손 회원은 마지막 손님이 떠나는 인천공항까지 나와 손수 마련한 귀한 선물까지 전해 주어 떠나는 참가자들을 다시 한번 감격시켰습니다.
이밖에도 일일이 밝힐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일일이 이름을 밝혀 감사의 뜻을 전하지 못하는 점,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직접, 간접으로 이번 행사에 격려를 보내주신 모든 회원 여러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04년 7월 9일
(사)민족문학작가회의 국제위원회 위원장 김남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