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새책 조회 1843 제목 김수우/ 붉은 사하라 이름 관리자 첨부 iiii.jpg (29.1K) 김수우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붉은 사하라] (도서출판 애지, 2005년 9월) 시인으로 사진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수우 시인의 세 번째 시집. 2002년 『당신의 옹이에 옷을 건다』를 상재한 이후 3년만이다. 출판 자본과 문단의 영향력이 서울에 응집된 현실을 뛰어넘고자 시전문 출판사로 야심차게 출발한 애지시선 시리즈 세 번째 시집이기도 하다. 『붉은 사하라』제목에서 암시하듯 김수우 시인의 행로는 오랫동안 사하라 사막에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시집을 열자 사막이 펼쳐진다. 1부에서는 붉은 모래가 날리고 입 속에 그 모래들이 서걱서걱 씹힌다.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걷는 시인의 시는 우리들에게 푸른 바다가 변한 ‘붉은 사하라’를 선물하고, 우리는 그 사막을 베개처럼 베고 누워 다시 숨쉬는 바다를 꿈꾼다. 2, 3, 4부가 탐구하고 있는 지금 이곳에서의 삶은 바로 이 ‘사이’의 힘에 의해 생성되는 것들에 의한 실체들이다. 여기에는 ｢배추가 차에 치였다｣가 노래하는 윤회의 실감도 있고 ｢옛집을 허물다｣에서처럼 작고 낮은 존재들에 대한 관심도 있다. 이것이야말로 세계가 탄생하고 소멸하는 원리에 대한 최종적인 전언이라고 할 만하다. ｢수련 지는 법｣에서는 한 존재의 소멸과 그 소멸을 이어받는 자의 실존의 감정이 고요한 수면처럼 펼쳐지는데, 이것 또한 세계의 윤회적 감각에 대한 섬세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김수우의 시는 사막의 상상력에서 시작하여 현실의 상상력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근원에 대한 탐구에 바쳐진다. 그의 시에는 과도한 절망의 사치스러운 수식도 없고 고통에 대한 엄살도 없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긍정되고 포용되는 정신, 굳이 일반화된 언어로 말한다면 지극한 사랑이라고 해야만 할 마음이 있다. 김수우 1959년 부산 출생. 1995년 <시와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길의길], [당신의 옹이에 옷을 건다] 등이 있으며, 사진에세이집 [하늘이 보이는 쪽창], [지붕 밑 푸른 바다]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수련 지는 법 단골찻집 주인이 바뀌었더군 꽃핀다고 들러도 싱거운 눈웃음, 꽃진다고 들러도 맹물 손인사, 잊힐 뻔한 안부마다 한 톨 답례 고맙더니 그 씨앗 받아 여기저기 나누었더니 어느 결에 헤어지고 만 게야, 마음 비운 사이 수련 지는 법을 들었네 몇날 철없이 꽃비 뿌리거나 제 열정에 겨워 몸던지는 게 꽃지는 방식이거늘 수련은 잠잠히 물 속으로 돌아가지 소금쟁이가 딛은 고요를 돌아보는 어느 결에 송이째 물에 잠긴다네, 마음 비운 사이 고운 사람 내게 수련처럼 졌으니 나도 그에게 한 꽃자리일까 고운 사람 누구에게나 수련으로 피어날 테니 물속줄기, 먼 산 하나 풀어내리라 물그림자 흔들리는 그, 어느 결에 내 옷자락도 젖을 테지, 그, 마음 비운 사이 ::추천글 붉은 사하라가 ‘몸을 헐어’사막이 된 것이라면, 붉은 사하라’시편들은 ‘마음을 헐어’이룩한 시의 모래소용돌이 속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코끼리 같은 허기’가 기다리는 사막에서 결혼을 앞둔 딸에게 낙타 젖을 먹이는 어미처럼 대지모신大地母神에 접신된 시인은‘이 세상 강물이 달지 않느냐’고 노래하며 달디단 시의 ‘검은 젖’을 꺼내 목마른 세상에 물리려 한다. 인간의 원형적 세계로 눈길을 돌리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확장된 의식을 보여주는 김수우의 시편들은 고독과 적막, 슬픔의 유전인자를 감춘 채 무어인 전사의 ‘붉은 팔뚝’을 그리워하면서 야성과 신성이 살아 소용돌이치는 시의 진경珍景을 펼쳐 보인다. 그 진경의 내부엔 ‘핏빛 산맥’과 황야를 건너는 ‘聖발바닥’이 있고, 사하라처럼 뜨거운 시의 심장에서 솟구친 ‘장엄한 영혼의 춤’이 있다. - 고진하(시인)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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