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3293 제목 [시] 서승현/ 숨은 손길 이름 관리자 숨은 손길 서승현 예각들이 은밀하게 환해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길이 어루만지는 대로 날선 각도가 차츰 둥글어지고 있다 분양과 임대 두 아파트 단지 사이 뻣뻣이 버티고 선 담장 쓰다듬어주자 날선 시멘트 테두리가 비로소 긴장 풀고 단잠에 빠져든다 담장 위 손가락질 세우는 철조망 끝마다 흰 벙어리 장갑을 끼워주는 저 섬세한 손길 곡선을 사랑하는 그 누가 시퍼렇게 벼린 각들을 감싸고 있다 알같이 둥근 마음 환기시키고 있다 세상이 정한 몹쓸 각 때문에 산산조각 조각난 무수한 가슴들 조용히 나지막히 다독이고 있다 * 성북구 길음동부센트레빌의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를 가로지르는 울타리 위에는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임대아파트 아이들은 그 철조망을 바라보며 학교에 간다. 서승현 1960년 태백 출생. 2001년 [시와 사람]으로 등단.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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