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작가대회 평화소시집
- 반년간지 <시경> 특집
한반도는 하나
차옥혜
분단 이후 60년 만에 처음 열리는
남북민족작가대회에 참가하러
그동안 못 간 땅 북쪽 땅에 처음 와보니
남쪽 내 집 뜰에 시방 피어있는
접시꽃 금불초 원추리 참나리
평양거리에도 피어있구나.
서울거리 화단에 풍성한
외국품종 페추니아 베고니아
평양거리 화단에도 넘실거리는구나.
남쪽 산야에 20일 동안 머물다 한 달 전 떠난
무더기 무더기 쌀을 뿌려놓은 듯도 하고
때 아닌 눈꽃이 핀 듯도 한 구릿대
백두산 가는 길 이깔나무 숲가에 와서
하늘매발톱과 산나리와 참취와 놀고 있구나.
남쪽 산 소나무들 묘향산에 떼로 몰려와
북쪽 하늘과 머리 맞대고 소곤대고 있구나.
남쪽 벌판에 가득한
벼, 옥수수, 감자, 참깨, 콩, 고구마, 고추
북쪽 들녘에도 한창이구나.
북쪽 어디를 가나
남쪽과 똑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
내 고향 사람들처럼
순박하고 선하고 고운 사람들
살고 있구나. 살고 있구나.
차옥혜 1945년 전북 전주 출생.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깊고 먼 그 이름』 『비로 오는 그 사람』 『발 아래 있는 하늘』『아름다운 독』 등.
|
회원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