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4528 제목 [시] 김수열/ 정뜨르 비행장 이름 관리자 정뜨르 비행장 김수열 하루에도 수백의 시조새들이 날카로운 발톱으로 바닥을 할퀴며 차오르고 찢어지는 굉음으로 바닥을 짓누르며 내려앉는다 차오르고 내려앉을 때마다 뼈 무너지는 소리 들린다 빠직 빠직 빠지지직 빠직 빠직 빠지지직 시커먼 아스팔트 활주로 그 밑바닥 반백년 전 까닭도 모르게 생매장되면서 한번 죽고 땅이 파헤쳐지면서 이래저래 헤갈라져 두번 죽고 활주로가 뒤덮이면서 숨통 막혀 세번 죽고 그 위를 공룡의 시조새가 발톱으로 할퀴고 지날 때마다 다시 죽고 육중한 몸뚱어리로 짓이길 때마다 다시 죽고 그때마다 산산이 부서지는 뼈소리 들린다 빠직 빠직 빠지지직 빠직 빠직 빠지지직 정뜨르 비행장이 국제공항으로 변하고 하루에도 수만의 인파가 시조새를 타고 내리는 지금 '저 시커면 활주로 밑에 수백의 억울한 주검이 있다!' '저 주검을 이제는 살려내야 한다!'라고 외치는 사람 그 어디에도 없는데 샛노랗게 질려 파르르 떨고 있는 유채꽃 사월 활주로 밑 어둠에 갇혀 몸 뒤척일 때마다 들려오는 뼈들의 아우성이 들린다 빠직 빠직 빠지지직 빠직 빠직 빠지지직 이따금 나를 태운 시조새 하늘과 땅으로 오르내릴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잠시 두 발 들어올리는 것 눈 감고 잠든 척하며 창밖을 외면하는 것 김수열 제주 출생. 1982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어디에 선들 어떠랴』『신호등 쓰러진 길 위에서』등이 있음. 본회 회원.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시분과 2005.03.28 1:19 am  이번 웹진 신작시는 2003년 <내일을 여는 작가>에 발표된 바 있는 김수열 시인의 시를 올립니다.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문학인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되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151 시   조정권/ 책상 같이 쓰기 관리자 2005.08.16. 3699 150 시   이종형/ 수액 주사 관리자 2005.08.09. 3265 149 시   이병률/ 사랑의 역사 관리자 2005.08.02. 4068 148 시   서영식/ 납이다 관리자 2005.07.25. 3172 147 시   손택수/ 오징어 먹물 관리자 2005.07.20. 3639 146 시   김광선/ 풍란과 시인 관리자 2005.07.13. 3288 145 시   최영철/ 굿모닝 베트남 관리자 2005.07.05. 3541 144 시   복효근/ 어떤 나쁜 습관 [-1] 관리자 2005.06.28. 4101 143 시   안상학/ 아배 생각 관리자 2005.06.14. 5655 142 소설   김종호/ 온몸이 눈인 나의 온몸 관리자 2005.06.07. 4994 141 시   박정애/ 은행나무 관리자 2005.06.06. 3616 140 시   함순례/ 요금별납 관리자 2005.05.30. 3882 139 시   고정국/ 벽화 관리자 2005.05.24. 3732 138 시   김경주/ 아우라지 관리자 2005.05.17. 3869 137 시   박남원/ 풀씨 제 외 2편 관리자 2005.05.09. 4363 136 시   정호승/ 북극성 관리자 2005.05.02. 5227 135 시   모하메드 아부 하쉬하쉬/ 사과 외 4편 관리자 2005.04.25. 3446 134 시   자카리아 모하메드/ 재갈 외 4편 관리자 2005.04.19. 3091 133 시   정일근/ 내 몸 속의 불 관리자 2005.04.12. 3413 132 시   박인섭/ 경의선2-닭 관리자 2005.04.05. 3030 시   김수열/ 정뜨르 비행장 관리자 2005.03.28. 4529 130 시   류외향/ 도고 도고역 관리자 2005.03.21. 3552 129 시   이영주/ 그녀가 사랑한 배관공 관리자 2005.03.15. 3273 128 시   박 철/ 벽오동 관리자 2005.03.07. 3445 127 시   손세실리아/ 압점 관리자 2005.03.01. 3896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다음 1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