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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0
축구강국 포르투칼을 상대로 이길 거라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더라도 한 두골 차이로 영패를 모면하고 브라질을 상대로 했던 것처럼
선전을 했다는 평가는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경기가 의외로 잘 풀리면 이길거라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골을 넣은 정대세 선수가 통일세레머니도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으니 기운이 빠지고 말았다.
나도 한때 축구를 해봐서 아는데 구기종목 중에서
축구는 손이 아닌 발로 하는 경기라서 가장 원시적이면서
가장 흥미진진한 종목이다.
그래서 실력차가 또렷이 드러나도
최약체 팀이 최강 팀을 꺾는 변수가 다른 종목에 비해서 확률이 높다.
너희들 선배가 1966년 런던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1 : 0 으로 꺾고
8강에 진출한 것을 예를 들지 않고서도, 이번 월드컵에서 유럽축구에서
약체로 평가되는 스위스가 무적함대 스페인을 1 : 0 으로 꺾은 것을 생각해 봐라.
축구명문이었던 경신고등학교 축구선수 출신 모 씨는 자기가 선수시절에 상대팀이
세 명이나 퇴장당하는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2 : 0 으로 패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렇게 된 원인이 지금까지도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그런데 너희들이 대패를 했던 이유에는 비가 와서 축축하게 젖은 그라운드에 적응되는
스터디 축구화가 없었다는 것과 재정사정이 안 좋아 체력전에 대비할 먹거리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했다는 것이 있다.
경지 전날에는 대사관에서 너희들한테 만찬을 베풀었다는 것이 고작 강냉이 국수였다고
했는데....... 그래서 헛발질을 하고 미끄러지고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했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가 정치와 이념을 떠나서 인도적 차원에서
대폭적인 지원을 해줘야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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