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작가회의 창립 30주년 기념식] 보고



일시: 2004년 11월 18일(목) 16시~18시
장소: 백범기념관
*1차 뒷풀이-광화문 베를린호프 /2차 뒷풀이-사무실 옆 탱크호프



축사를 주신 분
대통령 노무현, 호프 엉(베트남), 칠라자브(몽골),
자카리아(팔레스타인), 하미드 무사(이라크)

후원을 해주신 단체, 업체
KT, 노찾사, 문학동네, 두산, 북토피아, 실천문학, 창비, 춤패 불림,
파라다이스문화재단, 한국가스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마사회, 한국문화예술진흥원,
한국문화진흥,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서부발전, 한국인삼공사, 한국전력공사,

휘호, 축화를 주신 분
고은, 구중서, 김규동, 김성동, 남궁산(판화), 민정기, 박불똥, 신학철, 심정수(조각),
이철수(판화), 임옥상

화환과 난을 주신 분
국회의장 김원기, 문화관광부장관 정동채, 통일부장관 정동영,
경기도지사 손학규, KBS, 문화재청장 유홍준, 창비, 자유민주연합 김학원,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한국펜클럽. 문학과지성사 채호기,
한국문인협회 신세훈, 현대문학 양숙진,

축전을 주신 분
국회의원양형일, 한성대학교 총장한완상, 인천광역시장안상수, 부산 허만하,
국회의원 김석준, 국회의원 권영길, 국회의원 임태정, 국회의원 원혜영,
국회의원 김영춘, 국회의원 심재엽, 국회의원 공성진, 경상남도지사 김태호,
인제대학교 백병원 이사장 백낙환, 부산광역시장 허남식,
부산 이규정, 국회의원 공성진, 탱크호프

후원금을 주신 분
송기숙, 경기도지사 손학규, 강형철, 이경혜, 한반도재단 문용식, 배평모, 최강민,
염기정이부영, 김용태, 김이정, 원혜영, 대한산악연맹김상현, 엄을순, 박두헌,
이근배, 양효석, 보건복지부장관김근태, 1차뒤풀이 김민기, 2차뒤풀이 윤재걸

참석해주신 분들
강세환 강신애 강은교 강정규 강형철 고세현 고영식 고재종 고원 고우영
고은 곽효환 구자룡 구중서 권기태 권오창 김규동 김권지 김규철 김근
김근태 김기인 김남재 김남일 김별아 김명환 김문기 김민기 김삼호 김상철
김상현 김신우 김열 김영훈 김영욱 김영현 김용락 김용태 김윤곤 김윤용
김은령 김은숙 김이구 김이정 김재순 김재영 김재호 김지우 김진경 김창규 김태홍
김현환 김혜경 김혜경 김희석 나해철 남궁산 남정현 노찾사 노향림 류외향
문국주 문용식 문창길 민영 민충환 박남철 박도 박두현 박불똥 박석무
박영근 박옥선 박용수 박환일 박혜숙 박찬 박철 방현석 배평모 백낙청
서홍관 석벽송 소병훈 손세실리아 손정순 소종민 손학규 손홍규 송기숙
서현 신경림 신말수 신용목 신준봉 심정수 안영국 안종관 안상운 안현미
양성우 양효석 염기정 염무웅 오봉옥 오수연 오종렬 오창은 오치화 원경
원혜영 유기홍 유순 유시춘 유지열 유진문 이가을 이강심 이광철 이경림
이경자 이경혜 이근배 이도윤 이동재 이미자 이부영 이양호 이연희 이영식
이영진 이원규 이인휘 이승철 이시영 이재오 이창윤 이하석 이해돈 이해동
이현수 이호철 이희문 이흔복 인병선 임동확 임영하 임옥상 임형택 전성태
전인성 정근화 정옥분 정용국 정우영 정태렴 정천기 정희성 조건영 조용미
조철석 조치흠 주호영 주홍미 차미례 차옥혜 차창룡 채현국 천영세
최강민 최경자 최두석 최민 최병근 최영식 최인석 최일남 최재봉
최홍렬 칠라자브 하종오 한동헌 한상렬 표광소 황규관 황인성 현기영
홍기돈 홍성우 홍인기



* 감사드립니다 *
선생님들의 각별한 애정과 격려로 민족문학작가회의 30주년기념식을 성대히 치를 수 있었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기념식 보고>
--행사준비위원장 이경자, 총감독 김정환, 사회자 이시영*공지영
--250여명의 각계계층 인사와 작가회의 회원,
그리고 <작고문인> 고정희, 김남주, 김병걸,김소진, 김정한, 문익환, 손춘익, 윤중호, 이광웅, 이성욱, 이문구, 정영상, 정희수, 조태일, 채광석, 한남철 등의 영정이 참석한 가운데 식이 시작되었습니다.

1. 오픈 공연- 춤패 ‘불림’ 2인무 공연

2. 개회선언
출연 : 김규동(시인 1923년생), 김보영(시조시인, 1981년생)
김규동 : 작가회의가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저는 작가회의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 김규동입니다.
김보영 : 저는 작가회의에서 제일 나이가 어린 김보영 입니다. 지금부터 작가회의 30주년 기념식을 시작합니다.

3. 사회자 이시영, 공지영 opening ment

이시영 : 1974년 11월 18일 ‘자유실천문인협의회 1백1인 선언’의 5개항의 결의 중 하나는 다음과 같습니다.
“언론 출판 집회 결사 및 신앙 사상의 자유는 어떠한 이유로도 제한될 수 없으며 모든 지식인은 이 자유의 수호에 앞장서야 한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는 이 결의를 지키기 위해 지난 30년 간 단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앞장서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김지하, 고은 시인을 비롯 서른세 명의 양심적 투옥자를 냈습니다. 투옥자 중에는 10년을 산 사람도 있으며 무려 네 번이나 그곳을 들락거린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를 위한 투쟁 못지 않게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지난 30년 동안의 문학운동을 통해 우리 자신의 문학을 변화시켜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간직함이 옳지 않겠나”라고 했습니다만 우리가 진정으로 간직해야 할 것은 바로 이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앞으로 30년의 한국문학을 다시 한번 변화시키기 위해서입니다.

4. 대회사(염무웅)



대회사



오늘, 자유실천 문인 101인 선언을 공표한 지 30주년 되는 날을 맞아, 백범 김구 선생의 이름이 새겨진 이 뜻깊은 곳에서, 내외 귀빈을 모시고 문단 선후배들이 모인 가운데 이처럼 성대한 기념식을 갖게 되니, 참으로 감개무량합니다.
그날, 1974년 11월 18일 오전 10시, 초겨울의 스산한 바람이 부는 광화문 네거리, 어느 고층건물의 입구계단에 모여 서서 우리들은 외쳤습니다. 잡아가둔 시인을 석방하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1인통치의 도구에 불과한 소위 유신헌법을 철폐하고 본연의 민주헌법으로 돌아가자고. 강압적 산업화정책의 희생양으로 전락한 민중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인간다운 삶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이 외침과 더불어 우리의 자유실천문인협의회는 출범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그날로부터 어느덧 3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갓난아기를 30대 청년으로, 30대청년을 60대 노년으로 변화시키는 이 세월의 풍화작용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칩니다. 농성과 시위, 연행과 구속으로 점철되던 가파른 70년대가 궁정동 안가의 총성으로 마감되고, 불안한 안개정국 속에 희미한 봄기운이 찾아오는 듯하다가, 급전직하 5월광주의 피바람과 함께 또다시 총칼과 군화발의 폭압통치가 시작되던 일이 악몽처럼 떠오릅니다. 4반세기 군사독재에 대한 전면적인 민중항쟁으로서의 뜨거웠던 민주함성, 그리고 드디어 직선쟁취, 그리하여 1987년 9월 흔히 자실이라는 약칭으로 또 애칭으로 통용되던 자유실천문인협의회는 새로운 시대적 과제에 부응하고 분단현실의 극복을 모색하기 위하여 민족문학작가회의로 재창립됩니다.
자실로부터 작가회의로의 확대 개편은 그 인적 구성에 있어서나 지향하는 문학정신에 있어서나 본질적으로 연속성 위에 서 있는 것이지만, 또한 모든 생명력 있는 조직의 연속 속에 반드시 들어 있게 마련인 질적 비약의 측면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회의로 개편한 이후 17년 동안 그리고 30주년을 기념하는 바로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스스로 얼마나 자기쇄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느냐 또 기울이고 있느냐일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작가회의가 현상에 안주하지 않고 살아있음을 입증하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이 자리에 서고 보니, 의당 여기 함께 있어야 할 분들의 얼굴의 떠오릅니다. 고난의 역정을 동행하는 동안,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문인들을 저는 깊은 존경과 애정으로써 기억하고자 합니다. 민족문학의 대선배이고 작가회의의 영원한 명예회장이었던 소설가 김정한, 자유실천의 선봉장이고 민주화운동의 헌신적 투사였던 평론가 김병걸, 어린이를 위해 평생 한길을 꼿꼿이 걸었던 아동문학가 이오덕, 눈에 보이지 않게 크고 작은 일을 감당했던 소설가 한남철, 자실 출범의 실질적 산파역이었던 소설가 이문구, 자실과 작가회의의 역사 그 자체였던 시인 조태일, 먼 항구도시에 살면서도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소설가 윤정규와 손춘익, 고문의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난 맑은 영혼의 시인 이광웅, 민주투쟁의 싸움터에서 돌연 가버린 불꽃같은 사나이 채광석, 여성해방, 인간해방의 꿈을 안고 살았던 시인 고정희, 그리고 영구불명의 민중적 저항시인 김남주....... 그밖에 적지 않은 문인들이 고인이 되었습니다. 그들을 생각하면서 저는 김남주의 시 한 구절을 읊조립니다.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주고
산넘고 물건너 언젠가는 가야 할 길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그렇습니다. 그들의 수난과 고통, 헌신과 업적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 민족문학의 창고는 풍성한 결실로 채워져 있는지 모릅니다.
거듭 돌이켜보면, 우리 문학인들은 모진 정치적 폭압의 시대를 꿋꿋하게 잘 헤쳐왔습니다. 우리 만족문학은 독재권력의 탄압이 기승을 부릴 때 이에 위축되거나 좌절하지 않고 도리어 더욱 강인하고 활력있게 민중의 삶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 끊임없이 저항의 목소리를 발하여 왔습니다. 90년대 이후 이념적 혼돈과 물질주의가 지적 활동을 압박하는 시대에도 문학은 비록 커다란 동요 속에서일망정 암중모색의 자세를 잃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하여 지난 30년 동안 우리 문학은 정치권력의 억압에 굴하지 않는 그 저항성과 독립성을 견지하는 일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의 다면성과 인간내면의 심오성을 언어적 형상으로 표현해 내는 그 예술성의 성취에 있어서도 커다란 발전을 이룩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이 점이야말로 작가회의가 단순한 운동단체나 예술인들의 동인모임과 구별되는, 독창적인 조직임을 입증한다고 하겠습니다.

이제 30주년을 맞으면서 우리는 새로운 자기점검의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국가적 위상이 높아지고 우리의 주체적 역량 또한 놀랍도록 발전했지만, 민족적 위기라고 부를 수 있은 위험의 요인은 30년전과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느낌도 듭니다. 다시 말하면 아직 민족문학의 시대입니다.
다만 우리는 구체적 조건들의 새로운 변화를 예리하게 식별하고 이를 넘어설 수 있는 우리의 지혜, 이념, 감각, 생활방식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합니다. 우리의 민족문학은 인류의 현실과 민족의 장래를 더 넓은 시야에서 보고 때로는 결연하게 때로는 용의주도하게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지난 30년의 경험은 작가회의의 미래가 결코 비관적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우리는 거듭 다짐합니다.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민족통일을 지향하는 모든 개인, 단체와 연대, 협력하여 그동안 걸어온 길을 굳건히 지켜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민중의 편에 서서 사회적 정의를 추구하며 모든 종류의 특권을 반대합니다.
우리는 어떤 명분으로 자행되건 침략과 전쟁을 규탄하며 평화를 옹호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개성에 따른 참된 문학적 창조를 지향하며 작가의 품위가 존중되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민족문학 만세!

2004. 11. 18염무웅




5. 명예 사무총장 추서식
*고 채광석 회원을 명예 사무총장에 추서함

“귀하의 문학 생애에 존경과 감사의 정을 표하며 본회의 사무총장으로 위촉합니다.”

채광석 약력 : 시인, 문학평론가. 1948년 충남 태안군 출생. 1983년 김정환의 장편서사시「황색예수전」(실천문학사)에 문화평론 성격의 발문「김정환의 예수」를 발표하여 등단. 1985년 시집『밧줄을 타며』(풀빛), 사회평론집『물길처럼 불길처럼』(청년사) 발간. 1988년 1주기에 맞춰『채광석 전집』(풀빛), 문학평론집『민족문학의 흐름』(한마당) 발간. 2000년 7월 12일 안면도 송림공원에서 시비(詩碑) 건립


6. 내빈소개

* 작고문인도 소개
작고문인 소개에 앞서 우리는 특별히 두 사람의 훌륭한 이름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74년 11월 17일 늦은 밤 거사를 앞두고 청진동 한국문학사 좁은 편집실에서 전화통을 붙들고 1백1인의 명단을 채우기 위해 고심했던 이문구 선생과 늘 듬직한 모습으로 이문구형과 박태순형 그리고 대표간사이던 고은 선생을 뒷받침했던 조태일 선생이 그들입니다. 그들의 남다른 헌신과 열정이 있었기에 70년대 이래의 빛나는 자실의 역사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분들도 틀림없이 오늘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하고 계실 것입니다.

7. 축사

*노무현 대통령의 축사는 문화관광부 정동채 장관이 대독했습니다. 호프엉(베트남 소설가, 베트남작가동맹 소속 회원)과 칠라자브(몽골 시인, 몽골작가동맹 사무총장)는 직접 참석하여 말씀했고 통역을 통해 전달되었습니다. 직접 참석하지는 못한 자카리아(팔레스타인)와 하미드 무사(이라크) 두 분의축사는 김남일, 오수연 회원이 대독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대독-문화관광부 장관 정동채)
-민족문학작가회의 창립 30주년 축하메시지-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창립 서른 돌을 맞이했습니다. 염무웅 이사장님을 비롯한 회원작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30년 전, 여러분은 혹독한 유신독재에 맞서 당당히 일어섰습니다. 긴급조치 등 숱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올곧게 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였습니다.

‘문학인 101인 선언’으로 시작한「자유실천문인협의회」활동은「민족문학작가회의」로 이어져 정의와 양심의 펜이 불의한 총칼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이 같은 헌신과 노력으로 지켜낸 우리의 민주주의는 오늘 한층 더 성숙해가고 있습니다. 남북간 교류와 협력도 착실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염원이 하나하나 결실을 맺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민족문학작가회의」는 지금까지의 활동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창립 당시보다 열배 이상 늘어난 천백여명의 작가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그 역할에 기대가 큽니다.

앞으로도 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들의 모임으로서 우리가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가 돼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창립 30주년을 축하드리며,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2004년 11월 18일
대통령 노무현



자카리아 모하메드
(팔레스타인의 시인, 소설가 / 이라크 바그다드대학에서 아랍어 전공)

대독(오수연)


벗들에게,
팔레스타인 작가들의 이름으로 민족문학작가회의와 회원들, 그리고 한국의 모든 작가들에게 열렬한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는 지난 삼십 년 동안 자유를 위해 당신들이 보여준 투쟁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수많은회원들이 커다란 고통을 받았으며, 생의 여러 해를 감옥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심지어 당신들의 벗과 사랑하는 이들 중에는 자유를 위한 그런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당신들은 투쟁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마침내 자유를 쟁취했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이 그런 일을 해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이제 당신들은 그 자유를 지키고 이어나가야만 합니다.
우리의 자유를 얻기 위한 투쟁에 당신들의 경험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자유는 사적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것을 다른 이들과 더불어 나누지 않으면 자유를 잃고 말 것입니다. 당신들의 위대한 경험 덕분에 당신들은 자유가 고통받고 있는 아시아의 많은 지역에서 커다란 역할을 할 자격이 있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당신들의 동지들이 자신들의 자유를 얻기 위하여 당신들과 당신들의 경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이 힘겹게 얻은 자유를 즐길 시간도 별로 없을 정도로 많은 임무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또한 당신들의 투쟁의 역사를 써나가야만 합니다. 그리고 당신들 나라의 평화통일을 위한 당신들의 투쟁을 국민과 더불어 나누어야 합니다. 그러나 창작과 사상의 자유는 당신들과 당신들의 연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많은 동지들이 당신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벗들,
우리는 당신들의 고통과 당신들의 자유의 순교자들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당신들의 투쟁의 승리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얻을 때까지 당신들이 걸어온 길을 따를 것입니다.

한국이 부디 당신들의 바람처럼 하나가 되기를!

팔레스타인에서 자카리아 모하메드(Zakaria Mohammed)




하미드 무사
(이라크의 시인, 소설가, 현재 이라크 문인협회장)

대독(김남일)


‘민족 문학 작가 회의’ 30 주년을 축하합니다. 작가 회의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이 뜻 깊은 자리에, 제가 인사말로나마 불굴의 펜으로 정의를 위해 싸워온 회원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영광입니다. 저는 작년에 작가 회의를 방문했을 때, 사회 운동과 창작을 겸한 작가들의 왕성한 활동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국내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 문제에 관심을 가진 작가회의 회원들은 매우 문화적인 인간들이며, 진지한 작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3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세계 모든 인류에 대한 사랑으로 국경과 불신의 강을 건너 평화를 향해 가는 작가 회의의 노정이 축복되기를 기원합니다.
비록 축하의 자리이지만, 우리가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지금,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작가들의 의무가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이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미국 정부 때문입니다. 우리는 미국 정부의 스타일을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저지른 일들을 용납할 수 없을 지라도, 솔직히 그리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미국 국민들, 특히 발전된 자유 민주주의를 자랑하는 그들의 사고방식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부시가 미국 이외의 전 세계를 대하는 행동방식을 아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를 택했습니다. 그들이 대통령 선거에서
피와 살육의 방식을 택하는 과정을 지켜보기란 참으로, 참으로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렇습니다, 확실히 그들은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강한 무기가 항상 이기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그들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마침내는 사랑과 평화를 추구하는 인간들이 이길 수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이라크 작가들은 평생 이 평화의 길을 갈 것입니다. 작가 회의 회원 여러분들도 우리와 함께 하시라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라크 작가 협회 회장 하미드 알 묵타



8. 감사패 전달

-감사패-

무더위에 만난 빗방울처럼, 이미 사라져간 날의 햇살들처럼, 젊은 날에 잃어버린 단 한 번의 숙명적인 사랑처럼 우리에게 다녀간 그 마음을 000님과 함께 새깁니다.

2004년 11월 18일 민족문학작가회의 창립 30주년을 맞아 회원 일동

홍성우 변호사, 김문기(아현호프 사장님), 소병훈(전 이삭출판사 사장),
조치흠(전 백왕인쇄소 사장), 한복희(전 탑골주인), 정옥분(전 사무실 건물주),
송수남(동양화가, 도자기), 김원일(소설가)

수여자 : 홍성우(백낙청), 김문기(현기영), 소병훈(박태순), 조치흠(구중서),
정옥분(강형철), 김원일(남정현), *한복희(우편전달), *송수남(우편전달)

홍성우 변호사 : 김지하, 백낙청 선생 등 많은 분들이 홍변호사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승헌, 김동현 변호사님은 본회 회원이기 때문에 제외했습니다.)각종 시국사건의 변론을 맡았던 분들 중 대표적인 기여를 남긴 분.
소병훈 사장(전 이삭출판사 대표) : 민족문학작가회의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기관지를 맡아서 출간해주었던 출판사 중 가장 현저한 공헌을 주신 분. 86년～87년에 걸쳐『민족문학』제6집, 7집, 87년 5월호 등이 전량 압수당했습니다.
정옥분(전 사무실 건물주) : 정보부원들이 작가회의 사무실에 대한 임대 취하를 종용함에도 불구하고 취하하지 않음.(1987년부터 2003년까지, 16년간).
송수남 화백 : 도자기전으로 기금마련을 할 때 작품을 희사한 화가들 중 가장 큰 도움.
조치흠 : 푸른숲출판사 사장의 남편이 되는 조치흠 선생(전 백왕인쇄소 사장)은 결정적으로 어려울 때 도움.
김원일 : 회원의 공적은 내부적으로 기릴 뿐 감사패를 수여하지 않기로 한 원칙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소설가 김원일 선생에게는 예외적으로 감사패를 주기로 했는데, 김원일 선생은 문인 탄압이 가장 극심하던 때 10여 년 가까이 남몰래 구속자 가족들을 도왔으나 그 사실이 회원들에게 알려지지 않음.
한복희 / 김문기 : 감사패 수여자 중에서 이색적인 인물은 전 탑골주점 주인 한복희 씨와 김문기 아현호프 사장님이 포함되었다는 점인데, 두 주점은 어렵고 가난한 살림을 살면서도 술집에서 난상토론을 자주 하는 문인들에게 항상 따뜻한 배려와 추억을 제공해주었다는 점에서 오래 간직해야 할 이웃으로 선정.


9. 우정상 드림


-민족문학과 세월을 함께 해온문화예술인들께 드리는 우정상-

인생을, 음악을, 회화를, 인간을, 인간의 사랑과 괴로움을, 인간의 철학을,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싸안는 노래와 그림과 연극을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000님께 드립니다.

2004년 11월 18일민족문학작가회의 창립 30주년을 맞아 회원 일동


이미자(가수), 백성희(연극인), 고우영(만화가), 김민기(가수)
수여자 : 이미자(신경림), 백성희(이호철), 고우영(송기숙), 김민기(고은)


10. 축하공연---노.찾.사

11. 깜짝 이벤트
다큐 상영(3분～5분) / ‘김소월문학, 연구토론회’(민족문학연구소)

12. 역대 상근자 반지 수여식
김형수 사무총장이 소종민, 김권지, 박옥선에게 ‘30주년기념’ 반지를 수여

소종민 : 1996년 4월부터 2000년 2월까지 근무. 현재 청주 시내에서 ‘책과글’이란 공부방 운영
김권지 : 1997년 11월부터 2000년 11월까지 근무. 현재 수원에서 연년생 아들을 키우며 재미나게 살고 있음.
박옥선 : 2001년 12월부터 2003년 7월까지 근무. 현재 ‘도서출판 찬우물’에서 근무 중.
이 밖에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시는 권성희씨, 박병서, 박혜란 씨는 안타깝게도 연락이 되지 않아 오늘 이 자리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현재 사무처에 상근중인 직원은 김진경, 조은성 사무간사, 모순영 사무차장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13. 다큐 상영 ‘시련과 환희’
제작 : 온북 TV
내용 : 민족문학 작가회의 역사
*공지사항 참조

14. 선언문 발표

작가회의 창립년(1974년)에 출생한 신용목, 이영주 회원이 30주년선언문을 발표. 사무총장과 젊은작가포럼 회원들이 수 차레의 토론을 거쳐, 사무총장이 대표작성한 것임.



창립 30주년 선언문



거리에서 시작한 역사가 30년에 이르렀다. 1974년 11월 18일, 광화문에서 모인 누구도 오늘의 자리를 기대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순탄한 것도 아니었다. 지난 30년 동안 민족문학작가회의는 이 땅의 문학사였고, 민족사 자체였다.
당시 우리 앞에 놓인 ‘근대 한국’의 역사적 노정은 진보의 순조로운 서사가 아니라 분절되고 산산조각 난, 20세기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것이었다. 식민지 체험 이후의 정치적 소요, 무참한 전쟁, 수백만 인구의 죽음과 이동, 그리고 절망적인 분단과 가난…. 그로 인해 산업화는 두 번이나 군사 쿠데타를 겪었고, 민주화는 세 번 이상의 대규모 민중항쟁을 치르고서야 길을 찾았다.
그 같은 역사적 운명을 수락한 자에게는 고통이 따랐다. 창작의 고뇌가 흐르던 작은 방에서, 혹은 가두 투쟁의 거리에서 몇몇은 수배자가 되어 뒷골목을 떠돌고, 몇몇은 감옥으로 갔다. 또 몇몇은 멈출 수 없는 문학의 열정과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한 투쟁의 길에서 쓸쓸히 사자(死者)의 길로 떠났다. 그들의 이름이 귀에 쟁쟁하다. 돌아보니, 아프다.
그러나 어떻든 우리는 역사의 행위자로서 오늘도 새로운 삶을 찾아야 되고, 삶의 다른 이름인 꿈을 포기하지 않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지상에는 수없이 많은 사회와 집단이 있고, 역사 속에는 수없이 훌륭한 시대들이 있지만, 우리에게 부여된 곳도, 우리가 사랑하는 것도 이곳, 이 시대뿐이다. 30주년을 기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땅의 현실은 문명세계가 야기한 거의 모든 위기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근대 이후 인류는 물건을 편리하게 얻기 위해서 자연에게 매우 거칠고 완력적인 방법을 써왔다. 20세기가 끝나갈 때 인류의 과학기술은 그것이 가져다주는 안락과 파괴적 잠재력이 더 이상 조화를 이룰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해 있었다. 먼 옛날부터 국제분쟁의 중재자였던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이 파멸뿐인 지점에서 냉전의 막을 내렸지만, 지구촌의 대부분은 아직 그 시대의 골목길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문학적 지성이 공동의 선에 이바지해야 할 이유는 너무도 많다. 세상에는 날마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는 컴퓨터, 정보 유통의 양이 점점 많아지는 휴대전화, 거미줄처럼 얽힌 초고속 인터넷, 수많은 고속도로와 자동차들이 있지만 낱낱의 인간들은 서로 멀기만 하다. 거북의 등처럼 단단한 껍질을 가진 산업문명의 과잉보호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과 불화하고, 어른들은 이념의 질곡, 전통적 가치관의 급격한 붕괴, 지구 자원의 과잉 소비, 개발론과 환경론의 충돌로 매일 같이 ‘사회적 갈등의 백화점’을 펼친다.
이 모든 세상살이의 곤혹 위에 우리의 민족적 과제가 중첩되어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 살면서 어느 사회보다 열심히 평화를 갈구하는 일처럼 고독한 것은 없다. 내년이면 광복 60주년이 되지만 남북은 여전히 중무장한 요새와 같은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대치해 있다. 근대를 폭력으로 누려온 군사적 강국들에 의해 근거지도 빼앗기고 근대 체험의 선결조건인 민족국가의 형성도 이루지 못한 채 슬픔의 공동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어떻게 자본주의 세계체제 속에서 분단된 두 개의 체제를 화해시키고 통일을 이루어 한국근대사의 새로운 차원과 세계사의 숙제를 완성할 것인가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이 미완성적 허기를 우리는 문학적 고투로 채워갈 것이다. 70년대를 이끈 선배들이 그랬듯이, 선배들의 작품을 읽고 성장하여 80년대를 이룬 후배들이 그랬듯이, 또한 그들의 작품에 감동했던 오늘의 신입회원들이 그렇듯이 우리는 문학으로 번영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30년 역사의 획을 그으며, 죽은 자에게, 산 자에게, 또 이 땅을 전해 받을 미래의 주역들에게 다음과 같이 약속한다.

하나, 우리는 과거의 영광에 갇히지 않을 것이다. 변화를 위협으로 인식하는 집단에게는 희망에 찬 미래가 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 우리는 아무리 발전된 제도와 권력이 출현해도 체제화의 유혹을 참을 것이고, 반체제의 관성도 버릴 것이다. 세속적 권력으로부터 영원히 망명해버린 ‘하나의 독자적인 정부’로서 문학이 우리에게 준 비체제의 자리를 지킬 것이며,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인간의 행복에 장애가 되는 것들과 싸울 것이다.
하나, 모국어 문학의 온전한 크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현재 추진 중인 민족작가대회를 끝까지 성사시켜 북한과도 문화의 영토를 함께 누릴 것이며, 해외의 동포들과도 아름다운 모국어를 함께 나눌 것이다.
하나, 민족문학의 지구촌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한 시대의 미학적 준거 틀은 지배자의 용모라는 말이 있다. 국제사회는 아직도 지배자의 용모를 기준으로 한 힘의 미학이 질서화되어 있다. 우리는 이 지배 미학의 전횡에 맞서서 자연의 용모를 기준으로 한 아름다운 국제 연대를 만들어갈 것이다.
하나, 앞으로도 계속 문학적 연민에 의한 사회적 실천과 투쟁을 수행해갈 것이다. 불의한 힘에 의해 억울한 일을 겪거나 소외되고 있는 지상의 모든 생명체들에게 손을 내밀어 문학이 언제나 그늘을 알고 있음을 알릴 것이다.
그리고 끝으로, 이 같은 과제를 헤쳐 가는 과정에서 과거형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며, 30년 동안 쌓아온 힘을 우리 자신이 아니라 세상을 위하는 일에 사용할 것이다.


2004년 11월 18일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일동


15. 감사 인사의 말씀

이경자(민족문학작가회의 창립 30주년 행사위원회 실행위원장)


16. 폐막 멘트

이시영 : 표현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문인들의 기나긴 투쟁이 나라의 민주화와 민중들의 생활 향상에 얼마만한 기여를 해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보상없는 투쟁을 통해 불의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민주주의적 대의와 문학의 위엄을 그야말로 사심없이 지켜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이 대의를 위한 헌신이야말로 작가회의의 가장 큰 자랑이자 양보할 수 없는 자산이며 앞으로 우리의 후배들이 지켜가야 할 참다운 덕목일 것입니다.


이상으로 기념식이 마쳐졌습니다.
조만간 기념식을 영상편집하여 홈페이지에 올려놓을 예정입니다.

이후 백범기념관 로비에서 만찬을 가졌습니다.
이후 광화문으로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 베를린호프에서
약 백여명의 각계인사와 작가회의 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화기애애한 뒤풀이를 가졌습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
11시경, 약 오십여명이 작가회의 사무실 옆 탱크호프로 이동 새벽까지 계속 즐겼습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모든 분들의 건강과 건필을 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