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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가면 서귀포시 강정리가 있습니다.
희귀하게도 현무암 한 판으로 된 1.2킬로미터 해안을 가진 마을입니다.
해군기지 건설공사 탓에 10% 정도 부서졌지만, 현무암 사이사이 아직은
맑은 용천수가 샘솟습니다 .
그 물과 바다가 만나는 섬세한 기수면에 붉은발말똥게라는 멸종위기 어종이 삽니다.
스스로 까탈스러워서 절대적으로 아름다운 바위, 물, 바람, 게, 꽃들.
은수저에 작품을 보내주는 시인, 소설가들이 독하게 까탈스럽기를 기대합니다.
한 달 내내.
절대보존지역 <문학>판에서 까탈스럽지 않고 아름다운 존재는 없을 것 같아서입니다.
투고된 작품의 행간에서 거칠고 돌파력이 센 신음을 들으려고 여전히
귀를 기울였던 5월입니다.
제주에 가서 굴착기와 레미콘 차량과 덤프트럭 밑에 몸을 던지며
바다와 해안을 지키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말수가 현저히 적은 그들 앞에서 내 말은 소리가 되지 못했습니다.
획이 꺾인 글자들 우수수 발등으로 떨어져 내리는 부끄러움.
이마가 뜨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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