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2425 제목 [시] [양주] 이수풀 / 둥지 이름 사무처 둥지 이 수 풀 그림자를 벗어젖히듯 머리카락을 박박 민다 머리통은 둥그스름하게 반짝인다 부르기 쉽게 알이라 한다 쓰다듬는다 알을 품은 건 손이다 부화에 도움이 될까 양지쪽으로 나가 서성인다 껍질을 뚫고 나오는 것은 무엇일까 나비일까 피뢰침일까 식빵일까 거울 앞에서 둥그스름하게 반짝이는 것을 문지른다 머리 위에 얹힌 시커먼 저것 뭐야 누구는 먹장구름 누구는 태풍 누구는 칠흑 비 내리는 밤 풀밭이라 한다 손 내밀어 잡으면 가닥가닥 무수히 많은 길게 출렁이는 얽히고설켜 빗을 부러뜨리기도 하는 묶을 수 있는 에라 모르겠다 싹둑 자를 수 있는 몸 꼭대기에서 날마다 자라 시커멓게 태양을 반역하는 이 다음 나 죽은 뒤 나중까지 남아 썩지 않을 그늘로 현미경 아래 놓여 나를 대변 할 숱이 하도 많아 셀 수 없는 어제는 시간의 현현이라 이름 붙여 주었고 오늘은 꽃잎이라 한다 빗겨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있는 바람에 나부끼다 떨어져 뒹구는 냄새를 맡으면 향기로운 꽃잎 무덤을 닮은 둥그스름하게 반짝이는 것이 내 손 안에서 웃기는 새처럼 봄을 낳는다 날아다닌다 약력/ 충남 공주 출생 200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현재 자연휴양림에서 숲치유사로 활동.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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