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3256 제목 [시] 홍일선/ 강물은 숲과 다투지 않아 좋았다 이름 관리자 남북작가대회 평화소시집 - 반년간지 <시경> 특집 강물은 숲과 다투지 않아 좋았다 홍일선 저물녘 동무가 없어 늘 혼자이던 소년이 오래오래 벗하고 싶었던 얕은 산이 있었다. 큰 숲이 되지 못한다해도 물 흐르는 소리만 들을 수 있으면 혼기를 놓쳤어도 행복하다는 누이가 자주 찾아가던 작은 숲 내고향 돌모루 미류나무숲이 여기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청천강 하류 평야가 끝나는 곳에 묵상하듯 정좌해있다. 그리고 강바람에 연두빛 속살이 더 빛을 내는 어린 미류나무 형제들 착한 이름을 지어주다가 날저물어 집에 돌아가는 것도 잊어 누이 걱정을 많이 시켰을지도 모를 소년이 저기 청천강 모래톱 외톨이 미류나무 앞에 홀로 앉아있는 모습이 수줍음 많이 타던 막내동생같다. 미류나무 키낮은 그림자 속으로 쌀은 공산주의다라는 붉은 구호가 내 시선에서 멀어져 갈때 두벌 김매기를 막 끝내고 논을 걸어나오는 사람이 고향마을 돌모루 재종형님같아 은선이!형님하고 큰소리로 외칠 뻔 했던 저녁 청천강 숲과 한번도 다투지 않고 세상의 낮은곳으로 흘러들어가 하류로 내려올수록 조붓해지는 강물이 그냥 행복해보였다. 홍일선 1950년 경기 화성 출생. 1980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 시집으로 『농토의 역사』 『한알의 종자가 조국을 바꾸리라』 등이 있다.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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