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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몸 속
하재청
옆으로 누운 재활용 소파 하나
태평양 바다 너머에 부려지는 것보다
더 고단했을 삶이 누워 있던 자리
그 속살이 터져 나와 말라 있다
외부로 통하는 통로였음이 분명한
콘센트 구멍으로는 이제 고요가 드나들고
그 구멍으로 누군가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바닷가 낯선 부두를 두리번거렸을
출처가 모호한 덤핑용 아동복
뱀 허물처럼 바닥에 버려져 있고
태평양 바다를 건너지 못해 더 고달픈 꿈
새까맣게 산화한 백열등이 떨고 있다
천장을 향한 낡은 티브이는
그들의 출처를 알고 있는 것일까
검은 자막을 계속 내보내고 있다
잠시 외출 중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부둣가를 배회하고 있을지도 모를
집 나간 후레자식들 아직도 기다리는지
단단한 껍질 속에 움푹 패여 꿈틀거리는
길가에 웅크린 그녀의 몸 속
한 때의 누추한 포만감이 남긴 적막
말라붙은 눈물 자국이 너무 붉다
축축하게 젖어가는 콘테이너집
하재청 경남 창녕 출생, 2004년 <시와 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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