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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냄새 / 최기종
사내는 말이야
자고로 냄새가 있어야 하지
땀내도 나고 입내도 나고
방귀도 /'/펑펑/'/ 쏴야 사내지
이런 아버지 지론을 들으면
어떻든 냄새가 나야 사내고 아버지다.
장날 얼굴이 불콰해서 돌아온 아버지
어쩌다 트림이라도 할 것 같으면
하수도 냄새가 나서 얼굴을 돌려야 했다.
엉덩이 살짝 들고 /'/뿌웅/'/ 가죽피리라도 불 것 같으면
와, 구려서 /'/비상/'/이라고 코를 잡고 뱅뱅 돌아야 했다.
담뱃내에다 머릿내에다 땀내에다 발고랑내에다
마늘내에다 젓갈내에다 홍어내에다 생선 비린내까지
오만 상것들이 합이 되어서 감아오는 아버지 냄새
어쩌다 나들이라도 갈 때는 동백기름, 스킨로션, 비눗내도 나고
논일갔다 들며는 풀내도 개흙내도 바람내도 나는데
견통에 걸린 아버지 어깨라도 주무르다 보면
와, 내 거시기에서 문득 터지는 방귀소리
나도 사내라고 면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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