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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래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다.
1972년 7월 4일 수업도중 스피커가 켜졌다.
그런 예가 자주 있어서 신경쓸 것도 없었지만
그날은 수업이 중단되는 바람에 귀를 바싹 세웠다.
남쪽과 북쪽이 동시에 발표하는 7.4남북공동성명
이후락 중정부장이 비밀리에 판문점에서 헬기를 타고
평양을 방문 김일성과 면담 어쩌고 저쩌고..........
그 다음에 정치적 외교적 수사로 나오는 아무리 들어도
기분 나쁘지도 않고 재미없지도 않는 어쩌고 저쩌고..........
정치에 관심있는 또래들은 통일이 된다 어쩌고 저쩌고.........
일간지에는 이후락 중정부장이 한국의 키신저 어쩌고 저쩌고......
아무튼 그해는 획기적으로 남북교류가 적집자회담과 정치회담이 번갈아 가면서
서울과 평양에서 열렸다.
평양 만찬회장에서 이후락이는 술을 100잔이나 마셨다고 했다.
현충사를 방문한 북한대표 윤기복은 이순신 장군 영정 앞에서 모자를
벗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10월 17일 계엄령 선포
유신헌법 개헌 국민투표
서울에서 반대표는 20여만 표.
학교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나는 유신이 뭔지 관심 없었다.
먹고 살기에 바빠서 국방의 의무를 하기 전까지
살벌한 유신 공안정국이라는 분위기를 파악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당연히 운동권 학생및 재야 민주투사들의 피눈물 나는 투쟁도 내 알바 아니었다.
이후락이가 권좌에서 밀려났다고 사람들이 수군수군 거려도 내 알바 아니었다.
설사 관심을 가진다고 해도 먹고 사는 문제가 내 마음대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먹고 사는 문제에 매달리다 경제적으로 자립할 기반이 세워져 여유를 부릴
즈음에 신병훈련소에 입소를 해서 어쩔 수 없이 짧은인연이 된 나이배기 교관 손 중위.
비육사 출신인 손 중위(본인은 밝히지 않았지만 부사관 출신으로 추정됨,
70년대 초, 중반 전쟁분위기 고조로 우수 부사관을 장교로 임명하는 제도가 있었음)는
이후락씨를 가장 존경한다고 했다.
국회의원 선거기간에다 경기도 오산지역에 무장공비가 침투해서
부녀자와 방위병을 사살하고 월북한 사건 때문에 훈련소 분위기마저 착 가라앉은 마당에
김일성이가 마각을 드러내면 청산가리를 먹고 죽을 각오로 북한을 방문했다는 이후락씨
배짱을 주먹을 높이 쳐들고 높이 평가해주는 손 중위 연설은 귀를 즐겁게 해줬다.
그리고 손 중위가 대통령 특사를 옛날 옛적 삼국시대 이전 이후 왕한테 밉보이면
단칼에 목이 날라가는 사자로 알고 있었는지.
나를 웃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락이 인생이나, 손 중위 인생이나, 모든 사람들 인생 종착지는 다 똑같은 것인 데.
사전에 이후락이가 장군으로 진급시켜 줄 거라고......... 약속을 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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