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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모가지
최기종
부처님 귀가길이었다 개금불사 하시고 흰 천으로 싸멘 우리 부처님이 1호선 의정부행 전철을 타니 승객들의 시선이 뜨겁구나 저게 무얼까 수수께끼가 되어서 자리까지 내어 주며 저마다 깨달음에 열중이구나 무량한 선심 지녔으니 의혹의 물건이면 어떠랴 그렇게 설파하신 걸까 내 무릎에 앉으신 부처님 종점에서 일어서다가 그만 시렁에 머리를 찌었구나 이거야 어쩌나 큰일 났구나 용납할 수 없는 부주의다 부처님 목이 달아 났구나 고개 숙인 부처님이 되었구나 이목이 두려워서 줄행랑 놓듯이 무치 부처님 안아들고 경의선 열차를 탔으나 차칸 덜컹거릴 때마다 고개 숙이는 부처님이 되었구나 얼른 바로 잡아 주는데 업보처럼 새로 고쳐 주는데 옆에 여자아이 여쭈는 말이 부처님 모가지에 용수철 달렸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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