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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out 피켓을 든 빨간 원피스가 땀투성이 방패들에게 다가가 생수를 사-알짝 내밀었다. 얼굴이 발그레해진 방패 몇이 하참 망설이더니 생수를 받아들고 어쩔 줄 몰라했다. 한 시커먼 방패의 어색한 미소가 카메라에 잡혔다. 애교를 떨던 빨간 원피스가 깨금발로 방패의 뒤로도 힘겹게 생수를 내밀었다. 그때 시커먼 방패가 무전기 든 푸른 견장을 할끔 보더니 슬며-시 틈을 내 주었다.
-며칠전 우연히 본 광경입니다. 큰소리칠 거 뭐 있습니까. 사-알짝 슬며-시 다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우리보다 현명한 초신세대의 등장이 우리보다 오래된 조상의 탈춤판을 만들어냅디다. 풍자와 해학이 질펀한 대동세상이 매일 벌어집디다. 조급증 내지말고 뭐 슬며-시 참여해서 필요할 때 외칩시다. 괜히 짱돌 들 생각하지 마시고. 저도 짱돌 많이 던진 사람입니다만 그런 거 던지다가 맞아죽어요. 그냥 노래하고 촛불들고 걷고 가다 막히면 돌아가고...ㅋ 옛날에는 막히면 화염병이었는데 지금은 막히니까 노래가 나오고 장난치고 낄낄대고...물론 그러다가도 천둥같은 괴성도 나오고 괴력도 나오고...목적이 훌륭하니까 눈앞에 목표지점은 아무렇게나 정하여 행진해도 신이났더라고요. 캬 부러워 슬쩍 그자리에 끼어 몇걸음 걸으니 기분 묘해집디다. 그리고 경찰도 헤깔려 뒤질라고 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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