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php.chol.com/~wanho/bbs/data/poem/esuyoil.js></script>                          ■사무총장 추천 전형위원회 제3차 회의 결과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여러분 귀하

전형위 3차 회의가 2004년 2월 17일 오후 5시 민족문학작가회의 3층 강당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3차 회의에서도‘작가회의의 쇄신’을 위한 각론적 성격의 발제와 토론이 있었습니다. 또한 그 동안 3차에 걸쳐 작가회의의 쇄신을 위해 치열한 토론과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제출된 바 있는 문학적․조직적 현안 문제들을 능동적으로 추진해나갈 역량과 개혁적 의지를 지닌 사무총장 후보로‘김형수 회원’을 추천하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3차 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문학평론가 고명철의 ｢우리 문학운동의 현단계와 작가회의의 역할｣, 시인 김창규(충북지회장)의 ｢지역 문학운동의 활성화 방안｣ 의 발제문을 3차 회의 결과와 함께 게재합니다.

*사무총장 추천 전형위원회 제3차 회의 성원보고(총28명, 참석 12명 / 위임 16명)
 
참석 : 고명철 고영직 고형렬 김사인 김창규 김해자 박영희 박 철 방현석 이은봉 최인석 하종오
위임 : 강태형 강형철 김명환 김영현 김이구 김진경 나희덕 박영근 안도현 유용주 이대환 이영진 이재무 정도상 최영철


■ 논의사항 요약

1. <우리 문학운동의 현단계와 작가회의의 역할>에 대하여
- 문학운동의 거시적 문제틀을 새롭게 인식해야 함
* 90년대 이후 등장한 젊은 문인들의 문제의식을 섭취할 필요성 제기
→ 젊은 목소리들이 조직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구조화’ 필요성
→ 젊은 작가들의 문학행위에 대한 생각을 이해할 필요 세대간 소통의 필요성
⇒ <젊은작가포럼>의 활동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조직 차원에서의 지원 필요
* 기관지『작가』의 전면적 자기쇄신 필요
⇒ 기관지 편집권을 젊은 회원들에게 이양할 필요 등을 이사회에 공식 제안할 것
⇒ “새로운 담론을 만들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1. <지역문학의 활성화 방안>에 대하여
- 지역의 특성과 문학 현안에 관한 적극적 관심 필요
- ‘서울도 하나의 지역이다’, 라는 인식에서 지역 문학운동과 연대할 필요
- 지역 문인들의 문학 활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 필요
- 지역의 문학운동과 적극적 연대 필요성(사무총장의 지방회담 등)

1. 신임 사무총장 추대를 위한 정지(整地) 작업 필요
⇒ 전형위에서 사무총장 후보를 추천하되, 각 지역의 지회 지부장 및 사무국장단과, 어른(상임고문단, 회장단 등) / 장년(50대 초중반) / 40대 중후반 및 젊은 작가 그룹 등 다양한 세대들의 의견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수렴하는 ‘문화적 과정’을 통해서 작가회의의 새로운 탄생에 걸맞는 축제의 한마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 작가회의의 내부적 통합을 위한 현실적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모색

1. 사무총장제 개편에 따른 논의사항 정리 취합해 3월 이사회에 건의하기로 함
- 사무총장제 개편 전후 기획/재정 부문‘임시기구’조직 구성 및 강화 필요성
→ ①기획위원회 구성: 전형위에서 논의된 현 정부 문화정책애 대한 대응 및 작가회의 쇄신을 위한 정책 개발과 기획을 위하여(4차 전형위 회의 방현석 발제 예정)
→ ②재정위원회 구성: 50대 초반 그룹이 참여하여 작가회의의 재정 전반을 논의하고 해결책을 도모한다.

1. 초대 사무총장 후보, ‘김형수 회원’ 추천
전형위에서는 총회 이후 3차에 걸쳐
1. 변화한 현실에 대한 작가회의의 조직적 대응방식
2. 문화(문학)정책
3. 젊은 회원들과 문인들에 대한 관심과 소통
4. 지회•지부와의 원활한 소통관계 확립 등
에 관하여 작가회의의 자기 쇄신과 문학 자체의 활성화를 위한 내부토론을 벌인 끝에 산적한 현안들에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갈 수 있는 초대 사무총장 후보로서 김형수 회원을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12개 지회(지회장, 사무국장)의 의견 수렴 과정과 각 세대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서 결정된 사항이며, 이 같은 결정사항을 3월 이사회에 보고하기로 하였다.

1. 차기 회의 일정 및 내용
1) 때와 곳: 2/24(화) 오후 5시, 작가회의 3층 강당
2) 논의 내용
① 방현석, ｢문화예술정책위원회의 기능과 역할｣ 발제 및 토론
② 초대 사무총장 추천 공표 및 ‘대화의 시간’
→ 상임고문단/회장단, 지역․지회 지부장/사무국장과 소통의 장 마련

이상과 같이 전형위에서는 초대 사무총장으로서 김형수 회원이 추천되었습니다. 다음 4차 회의에서 작가회의의 상임고문단과 지역•지회 지부장 및 사무국장과의 모임에서 그 동안 진행되어온 전형위의 활동 과정과 함께 김형수 회원이 추천된 과정을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전형위원회 모임은 회원 여러분께 항상 열려 있습니다. 회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논의 바랍니다. 다음 회의 때에는 회원 여러분들의 많은 참석을 바랍니다.

2004년 2월 18일
사무총장 추천 전형위원회 올림

강태형 강형철 고명철 고영직 고형렬 김명환 김사인 김영현 김이구 김진경 김창규 김해자나희덕 박영근 박영희 박철 방현석 안도현 오수연 유용주 이대환 이영진 이은봉 이재무 정도상 최영철 최인석 하종오

발제문 1.
우리 문학운동의 현단계와 작가회의의 역할

고 명 철

1. 90년대 이후 문학운동의 분산화

80년대 후반부터 급변하게 된 국내외의 정세는 90년대 이후 진보적 문학운동의 이념과 실천에 큰 동요를 초래하였습니다. 정치사회적 제반 상황의 변화와 함께 문화지형의 변화는 ‘80년대식 문학운동’이 더 이상 현실적으로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확산시키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90년대 이후 새롭게 등장한 젊은 문인들은 80년대의 문학에 대한 인정투쟁의 일환으로 80년대의 패러다임과 의도적인 단절의 문화 논리를 전략적으로 선택함으로써 90년대 문학은 80년대 문학과 소통이 단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80년대/90년대의 이분화된 단절의 문화 논리는 언론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사회전반적인 공감대를 넓혀나갔습니다. 물론 90년대 이후 전개된 문학이 젊은 문인들의 인정투쟁으로만 해석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그러한 글쓰기의 선택적 전략은 80년대의 패러다임과 다른 90년대의 패러다임(일종의 포스트필리아 징후에 의해 형성된 문제틀)에 대한 친연성으로 내면회된 문학적 아비튀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90년대의 정치사회적 정황과 문화지형의 변화, 젊은 문인들의 새로운 아비튀스 등은 진보적 문학운동의 주체들로 하여금 80년대식 문학운동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에 직면하게 하였습니다. 특히 이러한 90년대의 현실 속에서 ‘민족’과 관련된 담론들에 대한 발본적인 문제의식이 뒤따르고, ‘진영’ 개념의 해체가 논의되고, 90년대의 민족문학을 둘러싼 비판이 잇따르고, 진보적 문학운동의 주체들 사이에 팽배해진 냉소와 무관심 등이 실타래처럼 뒤엉키면서, 90년대의 진보적 문학운동은 사면초가(四面楚歌)의 형국을 맞닥뜨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여 과연, 90년대 이후의 현실에서 문학‘운동’은 존재하는 것인지, 무엇을 위한, 그리고 어떻게 문학운동을 펼쳐야 하는 것인지 등에 관한 진보적 문학운동 주체들의 자기쇄신이 철저히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90년대 이후 작가회의가, 급변하게된 현실 속에서 진정한 자기갱신의 과정을 어떻게 밟아야 되는가에 관한 궁리를 다 하지 못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다고 생각됩니다.
80년대까지 진보적 문학운동의 구심체 역할을 다 했던 작가회의가 90년대 이후 주춤거리고 있을 무렵, 우리 사회에서는 이른바 ‘독립적 지식인’이라고 불리우는 논객들이 출현하게 되었습니다. ‘독립적 지식인’으로 호명되는 데서도 단적으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독자적으로 게릴라식 방법에 의해 대사회적인 담론을 형성해왔으며, 진보의 주체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무관심했던 문제들을 집중화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진보가 아직 살아 있음을 그들 나름대로의 논리와 실천적 방식에 의해 증명해보이고 있습니다. 비록 그들의 그러한 움직임이 관점의 차이에 따라서는 문화주의에 경도된 표피적인 것으로 그 가치가 폄하될 소지가 있는가 하면, 여론에 의해 과도하게 초점이 맞추어짐으로써 은연중 언론의 선정적인 상업주의 담론에 포섭되고 있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지만, 그들이 대사회적 문제의식(가령, 안티조선일보, 하위 주체들에 대한 관심, 문화(학)권력의 파행성 등)이 갖는 진정성은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들의 이러한 실천에 대한 냉소와 무관심이야말로 기존 진보적 주체들 스스로가 점점 현실과 이반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이는 것은 아닐까요.
90년대 이후 최근에 이르기까지 문학운동은 어떻게 보면 이들 독립적 지식인이 촉매제가 되어 대중의 자발적 참여―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독립적 지식인의 대사회적 영향력을 과소평가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회적 문제 사안에 대한 네티즌들의 자발적 참여는 독립적 지식인들 나름대로의 역할 또한 간과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기존의 견고한 제도에 대한‘안티’를 과감히 걸 수 있다는 것은, 네티즌들의 대사회적 관심을 촉발시키고‘안티’의 차원을 넘어 새로운‘대안’을 모색하게 하고 있습니다―를 끌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처럼 한편에서는 80년대의 진보적 문학운동이 90년대에 들어와 주춤거리고 있을 때 독립적 지식인들이 진보의 새로운 출구를 두드리고 있다면, 다른 한편에서는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진보적 문학운동 또한 활발히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서울 중심으로 편중되던 문학운동이 이렇다할 구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았을 때 지역에서는 지역의 문제점들을 일상의 구체적인 점과 연계시키면서,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문학운동을 내실 있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의 문학운동은 지역의 문제를 협소하게 인식하는 게 아니라 지역 문제의 해결이 바로 딜레마에 처한 진보적 문학운동의 어려움을 돌파해나갈 수 있는 지점임을 명확히 인식․실천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음으로 현단계 우리 문학운동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매체의 다양화로 인해 이제 문학운동의 주체와 방식 면에서 80년대와 그 성격이 확연히 달라졌고 하는 점입니다. 우선, 기존의 전통적인 활자 매체들인 경우만 하더라도 90년대 이후 새로 문예지들이 잇달아 창간됨으로써 그동안 축적시킨 매체의 상징권력이 크게 동요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매체들은 경쟁적으로 90년대 이후의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담론을 생성시키는데 지혜를 모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인들의 다양한 표현 욕망을 충족시켜주기 위한 현실적 제도들을 강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존의 문예지에서 기획하지 못하는 과감한 사안들을 기획할 뿐만 아니라 문단의 중심부에서 소외되어온 문인들을 발굴하여 그들의 문학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노력들이야말로 신생 매체들이 기존의 매체들이 주목하지 못하는 틈새를 매우 적절히 공략함으로써 그들의 생존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단순히 신생 매체들의 생존 전략으로 폄하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이러한 노력은 기존의 매체들이 이렇다할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데 대한 비판적 성찰에 따른 것인바, 비록 투박하고 정련되지 못하지만, 그들은 90년대 이후 진보적 문학운동의 소임을 다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입니다.

2. 작가회의의 진보적 문학운동을 위한 제언

분명, 90년대 이후 작가회의를 중심으로 한 진보적 문학운동은 시대적 탄력을 상실한 채 자욱한 안개에 휩싸여 있습니다. 백번 양보하여, 모든 자명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 ‘지금, 이곳’이라 하지만, 그동안 30년 동안 축적시킨 작가회의의 진보적 역할 마저 그 갈피를 못잡은 채 허둥댈 수만은 없습니다. 하여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앞서 대략적으로 살펴본 문학운동의 현단계를 감안해볼 때, 작가회의의 향후 역할에 대해 몇 가지 제안을 해보고자 합니다.

1) 문학운동의 거시적 문제틀을 새롭게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90년대 이후 작가회의의 문학운동이 탄력을 상실하게 된 데에는, 그동안 군부독재정권과 맞서 싸운다는 명확한 투쟁의 대상이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투쟁의 대상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투쟁의 전선마저 없어진 마당에, 작가회의는 앞으로 무엇을 대상으로 한 문학운동에 진력해야 하는가에 관한 좀더 현실적 고민들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기획과 실천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문학운동에 대해 사심없는 태도로써, 작가회의가 포용할 수 있는 것은 적극적으로 포용하여 개별적․분산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문학운동에 조직적 역량의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서로 진보적 문학운동의 상생의 길을 넓혀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작가회의의 진보적 위상은 이러한 개별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진보적 문학운동과 접속하여 어떤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게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2) 작가회의 안팎을 둘러싸고 있는 냉소와 무관심을 거둬내야 합니다.
작가회의에 소속된 구성원들의 능력은 그 어떠한 문화예술 단체에 소속된 구성원들의 그것에 결코 뒤처지 않습니다. 그들의 능력을 결집시킬 수만 있다면, 작가회의는 변화하는 현실에 창조적으로, 그리고 전위적으로 대응하는 또 다른 진보적 문학운동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가회의 구성원들 내부에 존재하는 냉소들(서울과 지역, 각 세대들, 각 장르들)부터 거둬내야 할 것입니다. 지난한 시대를 겪어오면서 나름대로 입은 시대적 상처들로 인해 언제부터인지 작가회의 내부에 가라앉기 시작한 냉소를 이제는 진정으로 거둬내야 할 것입니다. 작가회의 내부도 이럴진대, 하물며 작가회의 외부에서 작가회의를 바라보는 시선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작가회의 외부에서 작가회의를 향해 가하는 비판에 대해 외면할 게 아니라 그 비판의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며, 작가회의의 창조적 갱신을 향한 자양분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현단계에서 작가회의의 갱신은 옹졸하게 진행되어서는 안되며, 좀더 큰 틀에서 작가회의에 애정을 갖는 비판의 목소리에 겸허히 낮은 자세로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3) 90년대 이후 등장한 젊은 문인들의 문제의식을 섭취해야 합니다.
사무총장제 개편에 따라 작가회의의 내실 있는 개혁은 제도상의 개혁이 중요합니다.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새롭게 출범한 작가회의의 크고 작은 기획과 사업들이 이후 내실 있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작가회의의 후속 세대라 할 수 있는 젊은 문인들의 문제의식을 적극적으로 섭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현재 창작 환경에서 어떠한 어려움에 실질적으로 봉착해 있는가, 이들의 문학적 관심사는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이들의 창작 열정을 더욱 고무시켜줄 수 있는가. 무엇보다 이들이 작가회의에 소속된 구성원이라는 데 대해 자긍심을 스스로 갖게 할 수 있는가. 이러한 점들을 숙고하지 않는 한 작가회의의 조직 개편은 제도적 껍데기를 바꾸는 데 불과할 뿐, 진정으로 내실 있는 기획과 실천을 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젊은 문인들이 모이지 않는 작가회의의 생명력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결코 가볍게 넘겨볼 수 없는 중대한 현안입니다.

4) 기관지 ꡔ작가ꡕ의 전면적 자기쇄신이 필요합니다.
작가회의의 정체성과 위상을 제고시키는 데에는 여러 가지 현실적 방안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라면, 기관지 <작가>에 관한 사항들일 것입니다. 그동안 <작가>를 둘러싼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작가>의 성격과 편집방향 등에 대한 비판이 잇달았던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비판은 있었으되, 비판에 걸맞는 자기쇄신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게 ꡔ작가ꡕ를 접하는 문인들의 반응이었습니다. 많은 제안이 있었으나, 몇 가지 문제를 다시 환기해볼까 합니다. ① 편집위원 체제가 안정되어 있지 못합니다. ② 편집방향이 명확하지 못하고 안일한 기획에 멈추고 있습니다. ③ ꡔ작가ꡕ의 편집이 세련되지 못합니다. ④ 필진 섭외에서 참신성과 설득력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⑤ 발행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같은 문제들을 공감하고 있으나, 문제 해결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이 보이고 있지 못하다는 게 ꡔ작가ꡕ를 둘러싼 비판들입니다.

5) 지역의 문학운동과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할 것입니다.
작가회의를 향한 비판 중 하나가 바로 지회․지부에서 행하고 있는 지역의 문학운동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몇 몇 지회․지부에서는 해마다 의미 있는 문학운동이 지역민들의 대중적 참여도를 이끌어내며 그 성과를 축적시키고 있습니다. 이제 이러한 지역 문학운동을 지역의 일로만 이해할 게 아니라 지역 문학운동의 현안마다 갖는 특성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지역의 문학운동이 자생적으로 더욱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함께 그 길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끝)

발제문 2.
지역문학의 활성화 방안

김창규(충북작가회의 지회장)
 
1. 문학의 위기
-문학이 상품화되는 시대에 읽히지 않는 책들-

얼마 전 서점에 들려 소설과 시집이 얼마나 팔리는가 물어 보았다. 전혀 팔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느낌표로 선정된 도서 외에는 문학잡지와 시, 소설집을 찾는 이가 없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실제로 큰 대형서점에 시집 코너가 사라지고 다른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소설코너에는 여전히 팔리지 않는 소설책들로 넘쳐나고 있다. 여러 출판사의 문학잡지는 두 권, 세 권 진열되어 있지만 판매되는 것은 한 달에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밖에 안 된다. 물론 인기작가들의 책은 꾸준히 팔리고 있지만 그리 신통치 않다는 이야기다.

서점의 사장들은 독재시대에는 그나마 학교가 도서관에 책들을 구입하고 또 학생들에게 읽히고 하였는데 민주화가 되고 난 지금의 시대는 달라졌다고 한다. 어떻게 달라졌느냐 하면 참고서뿐만 아니라 도서는 전혀 구입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컴퓨터의 등장이라고 핑계를 대지만 실제로 문교부의 정책이 잘못되었다고 강하게 비판한다. 교사들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알 수가 없단다. 서울의 어느 여고 교사는 교과서보다는 참고서가 훨씬 가르치기가 쉽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국어를 가르쳤지만 아이들에게 글 쓰기를 가르치거나 문학작품을 읽어 오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입시교육에 찌들려 있기 때문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참고서에는 문학작품의 줄거리와 내용이 국어책보다 훨씬 자세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읽히지 않는 시인, 소설가들의 책이 범람하지만 그 책을 놓고 판매하는 서점에 오는 영업부 직원들은 수금만 해갈뿐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책이 그저 돈버는 수단으로 전락해 버렸다.

2. 지역의 문학운동은 활발하다.

각 지역에는 지회, 지부들이 12곳이나 된다. 이미 문학은 지난 시대의 동인지 성격을 벗어나 광범위한 지역을 수용하고 있다. 각도마다. 지회 지부가 있다. 이 곳에서 만들어 내는 작가라는 책들은 많은 돈을 들여 만들어 놓지만 서점에서 판매되는 것은 전혀 없고 회원끼리 돌려보는 수준으로 끝나고 있다. 또 문학예술 행사는 강연, 작고문인 추모, 창작교실, 찾아가는 문학교실 등등의 행사로 행사에 치어 죽을 만큼 일년 내내 계획이 잡혀있다. 실제로 일을 담당한 실무자들은 업무 때문에 시, 소설창작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다만 이런 행사로 이름내기와 작가회의 회원이라는 대리만족의 수준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문학이 축제가 되고 기쁨이 되고 해야 하는데 작가들끼리 만남의 행사수준으로 끝나고 있다. 충북의 경우 정지용 문학제, 오장환 문학제, 권태흥 문학제, 청주문학상, 벽초 홍명희 문학제등 이런 대형 행사가 연내 계속된다. 뿐만 아니라 청주제주 문학교류, 섬으로 떠나는 문학기행, 문학의 밤 시낭송회 등등 참으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단지 충북의 예를 들었을 뿐이지만 다른 지역의 지부, 지회행사도 넘쳐나고 있을 것이다. 이런 다양한 행사가 계속되다 보니까 소외감을 느끼는 작가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행사를 주관하는 그들만의 행사와 잔치라는 것이다. 모두가 참여하는 행사에서 소수가 주도하는 행사로 참여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갈수록 행사가 커지기는 하지만 회원의 참여 빈도는 떨어지고 있다. 2003년 충북작가회의는 크고 작은 15개의 행사를 직접 치르거나 지원해 왔다. &quot;행사를 줄이고 창작 본위의 작가회의를 만들겠다&quot;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몇몇 사업을 지부 또는 지역 민예총에 이양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행사였다. 찾아가는 문학 교실은 농어촌 지역 청소년들의 문화 진흥을 목적으로 기획되었으나 농어촌 지역 학교의 창작기반이 붕괴된 실정을 감안하면 그 효과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지용문학 캠프는 대학생들의 참여로 성공적인 행사로 잘 끝나기는 하였지만 좀더 내실 있는 기획이 필요하다. 벽초 홍명희 문학제는 사계절 출판사의 도움과 작가회의 후원으로 손색없이 치러내고 있다. 하지만 행사가 행사로 끝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충북작가회의를 예로 들었지만 다른 지역의 지회 지부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충북지회에는 충주지부가 하나 있다. 앞으로 청주지부도 만들고 각 지역의 동인들을 기반으로 점차 옥천, 영동, 음성, 증평, 제천지부등으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3. 지역문학의 활성화 방안

예전의 시대와는 달라졌다. 예산이 없어서 창작을 못하거나 행사를 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
작가들에게 중앙의 문예진흥기금은 개인 당 700만원에 달하고 지역의 문예창작 진흥기금과 동인지와 개인 지원액도 적게는 150만원에서 300만원에 이른다. 예산이 없어 책을 내지 못하거나 행사를 못하는 그런 시대는 지나갔지만 여전히 지역의 문예진흥기금은 적고 보잘것이 없다. 굶주리면서 문학운동을 하던 시대는 마감을 하였다 하지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제는 지역문학의 작가들이 작가로서 대접을 받으려 하면 질 좋은 우수작품의 창작을 발표하도록 문인복지에 심혈을 기우려야 할 때이다. 문학을 하면 밥은 굶지 않고 살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역문학을 발전시키는 일이다. 원고료의 지급을 위한 예산확보가 따라야 할 것이다. 책을 내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원고료의 인상과 책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각 지역의 작가 지에 실리는 초대시인들과 작가들 외에는 원고료 지급이 일체 없다. 회원들이 내는 작품에도 원고료 지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지역문학의 활성화 방안이다. 회원들에게 작품 발표의 기회는 그렇게 문이 넓지는 못하다. 지역의 우수 작가들을 위해 지회와 지부들은 중앙의 출판사와 문예지와 자매결연을 맺는 방법으로 서로의 시집, 소설집의 유통과정을 폭 넓게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작가들에게 원고료를 지급하려는 문학운동의 활성화를 기대하며 지역작가지도 무가지로 배포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책의 값어치를 올려 원고료도 주고 책값을 받고 판매되는 그런 문학지의 탄생을 기대하는 것이 꿈일까 아니다 실현 가능할 것이다. 각도 지회, 지부 작품교류의 활성화는 잘 되고 있다 할 것이다. 지역 작가회의 회원의 급증으로 인한 그들의 권위와 회원으로서 인정을 어떤 방법으로든 정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의 모색도 필요하다. 지역이 살아야 민족문학작가회의도 활성화 될 수 있다. 우리 문학이 살길은 과거독재시대의 문학과 친일문학의 청산이다. 문학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쳐 왔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이 작가가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작가로서 진실성과 양심이 없는 부도덕한 사람은 퇴출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