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오마이뉴스] 2002년 10월 6일

문학과 인터넷은 행복하게 결합할까?
작가회의, <문학, 인터넷을 만나다> 심포지엄 열어

인터넷의 개발과 급속한 보급은 한국사회의 지형을 바꿔놓았다. 방대한 정보의 보편적 공유는 여러 가지 순기능을 가져다준 동시에 역기능 역시 유발했다.

▲ <문학, 인터넷을 만나다> 심포지엄에서 '인터넷 문학작품에 대한 평가'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하게 될 국민대 방민호 교수.

ⓒ2002 홍성식
'사이버 공간을 통한 적극적 사회참여'와 '정보공유의 민주성'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인터넷은 사회를 진일보시켰다. 하지만 익명성이 야기한 '언어폭력'과 '저질 정보의 확대재생산'이라는 인터넷의 폐해 또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민족문학작가회의 내 '인터넷문학 활성화 지원사업위원회(위원장 강형철·이하 지원사업위)'는 바로 이 인터넷이 문학에 끼친 각종 영향을 평가하고, 향후 문학과 인터넷이 상생·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오는 10월8일 서울 종로구 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 열리는 심포지엄 <문학, 인터넷을 만나다>가 바로 그것.

이번 심포지엄을 위해 지원사업위는 인터넷문학에 대한 광범위한 실태조사를 선행했다. 조사에는 방민호(국민대 교수), 임영태(소설가), 송경아(소설가), 박종철(숭실대 교수) 한동완(서강대 교수) 등이 참여했으며 조사결과는 <2002년도 인터넷문학 사이트 실태조사 보고서>로 발간됐다.

이 보고서는 현역 문인들이 인터넷문학 사이트를 조사·분석한 최초의 자료이자, 그간 막연하게 짐작만으로 이야기되던 각종 인터넷문학 사이트의 실태를 정확하게 데이터화했다는 것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조사대상에 포함된 사이트만도 자그마치 2000여 개 달해 신뢰도 또한 높다.

"인터넷의 광범위한 보급은 문학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글쓰기의 보편화를 이뤄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는 반면, 왜곡되고 오염된 언어의 범람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인터넷과 문학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바람직한 관계설정을 논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것은 이번 조사에 실무자로 참여한 소설가 원시림씨의 부연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높은 비율로 존재하는 문학관련 인터넷사이트는 커뮤니티(41%)와 친목사이트(34%). 이 결과를 놓고 볼 때 아직은 인터넷이 창작이나 비평보다는 친목도모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격문학을 논의하는 문학웹진(3%)과 교육사이트(9%)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장르별로는 시(詩)관련 사이트(34%)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설관련 사이트는 19%로 조사됐고, 젊은층의 인터넷 사용률이 높은 것을 반영하듯 판타지(11%)와 무협(6%)의 비율도 낮지 않았다. 로맨스문학 사이트가 14%인 것도 주목할만하다. 특히 40대 이상의 연령층이 로맨스문학 사이트를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된 것은 의외의 결과라는 평가다.

사업위원회는 보고서와는 별도로 인터넷 문학활성화 사업을 항시적으로 진행할 홈페이지(www.cybermunhak.or.kr)를 개설하고, 문학교육 교재 <인터넷 문학길라잡이>를 출간할 예정에 있다.

8일 오후 2시에 열릴 심포지엄은 송경아씨의 실태조사 보고와 박종철, 한동완, 방민호 교수의 주제발표, 문학평론가 김이구씨와 김윤태씨 등이 참여하는 종합토론 등으로 4시간 동안 진행된다.

심포지엄 관련문의: 02)313-1486(작가회의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