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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문학작가회의(이하 작가회의)에서는 지난 3월 23일 양성우 시인의 복직을 권고하는 성명서 ‘양성우 시인은 다시 교단에 서야 한다’를 발표하며 양성우 교사에 대한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이미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학교법인 죽호학원은 양성우 시인의 복직이 불가하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 이에 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는 양성우 교사의 복직에 대한 학교법인 죽호학원 이사회의 무성의한 결정을 규탄하며, 양성우 시인에 대한 동료애와 시대에 대한 책임감으로 다시 권고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성명】
양성우 시인의 복직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
-세월이 흘러도 불의는 수정되어야 한다!
군사독재정권을 비판하는 시 한 편을 낭송했다는 이유로 한 시인이 억울하게 교단에서 쫓겨나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누가 그와 같은 야만을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그러나 우리는 양성우 시인의 복직 문제를 대하는 죽호학원(광주중앙여고)의 태도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30년 전 양성우 시인을 강제 파면했던 죽호학원(광주중앙여고)이 겸허하게 결자해지의 길을 가리라 믿었던 우리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죽호학원은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의 복직권고를 무시하고 여전히 군사독재 정권의 시선으로 양성우 시인의 복직신청을 적대시하였다. 30년 전 양성우 시인이 보여주었던 ‘<겨울공화국> 낭송 사건’은 독재에 맞선 한 개인의 의로운 저항으로만 정의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자유가 만인의 자유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당시 독재정권이 억압하고 구속한 것은 한 개인의 신체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공동의 선, 즉 시대정신이었다. 자유를 갈구하던 역사는 불의에 대한 저항을 요구하였고, 양성우 시인은 교사의 양심과 시인의 순결한 정신으로 그러한 부름에 화답했던 것이다.
그에 대해 죽호학원 측이 밝힌, 30년의 세월에 기록이 폐기처분되어 심의조차 할 수 없다는 설명은 실로 무참한 변명이다. 양성우 시인의 <겨울공화국> 사건은 문학인들이 남긴 민주화운동의 기념비요 민족문학운동의 부흥기를 상징하는 일대 문학사적 사건으로 역사의 한 장에 선명히 기록되어 있다. 그 동안 30년을 회자하며 언론에 보도되고 사람들의 입과 눈과 귀를 통해 전해진 사실을 당사자인 죽호학원 측에서만 모른 체 한다면 말이 되는가? 민주화의 도정에서 고통당한 영혼들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폐기처분될 수 있으리라는 시대착오적 판단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당시 양성우 시인을 강제 해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군사독재정권의 강압에 있었다 하더라도 이제 죽호학원은 그 떳떳치 못한 치부를 스스로의 손으로 씻어야 한다. 단 한 편의 시 낭송에 가한, 이 졸렬한 사회 폭력을 우리 모두가 책임지고 반성하며 머리를 맞대고 바로잡아야 한다. 인생의 절정기에 삶의 궤도를 빼앗긴 양성우 시인이 돌아가야 할 곳은 결국 교단이다.
우리는 양성우 시인에 대한 동료애와 시대에 대한 책임감으로 다시 권고한다. 죽호학원은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가 결정한 양성우 시인에 대한 복직권고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러도 불의가 정의를 짓밟은 잘못은 수정되어야 한다. 그런 문제 하나 바로잡을 수 없다면 이 땅의 후손을 기를 참된 교육의 정신이 어디에서 나오겠는가!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2005년 3월 31일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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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